괜히 우승 후보가 아니다. 올 시즌 프로농구 우승 후보 첫손에 꼽히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가 개막전부터 동반 승리를 신고했다.
2018~2019시즌 SKT 5GX 프로농구가 지난 13일 서울 SK와 원주 DB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했다. 약 6개월에 달하는 대장정의 첫발을 뗀 프로농구 개막 첫 주말, 6경기 중 가장 관심을 모은 결과는 역시 우승 후보들의 '첫 단추'였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10개 구단의 사령탑 중 무려 7명에게 우승 후보로 지목받은 현대모비스는 만인의 기대에 걸맞은 대승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부산 kt를 안방인 울산동천체육관으로 불러들여 첫 경기를 치른 현대모비스는 섀넌 쇼터(28·26점 5리바운드)와 라건아(29·24득점 22리바운드)를 비롯해 주전 6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 속에서 101-69로 완승을 거뒀다. 개막전부터 100점대 득점을 올린 화끈한 공격력은 물론이고 수비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경기력이 눈에 띄었다.
현대모비스는 양동근(37) 함지훈(34) 이대성(28) 이종현(24) 등 기존 멤버들에 리그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슈터' 문태종(43) 오용준(38) 그리고 라건아까지 합류하면서 전력 면에서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불안 요소였으나, 두 선수가 평균만 해 줘도 우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뒤따를 정도로 선수층이 두껍다. kt전에서 쇼터, 라건아 그리고 함지훈(15득점) 문태종(12득점) 양동근, 이대성(이상 10득점)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려 승리를 만들어 낸 점이 현대모비스의 이런 강점을 증명한다. 신구 조화 그리고 조직력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의 상승세가 기대된다.
국내외 선수 전력을 놓고 평가했을 때 우승 후보로 꼽히는 또 다른 팀, KCC도 개막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KCC는 지난 13일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홈 개막전에서 창원 LG를 85-79로 꺾었는데, KCC 입장에선 의미 있는 승리다. 최근 KCC는 유독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개막전에서 승리한 것이 2013~2014시즌일 정도다. 4년 만에 개막전에서 승리를 챙겼으니 우승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새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33)과 4년 차 송교창(22)이 승리를 이끌었다는 것도 반가운 점이다. 지난 시즌까지 KCC의 공격을 책임졌던 안드레 에밋(36)의 자리를 대신하게 된 브라운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맹활약을 펼쳤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마퀴스 티그(25)가 첫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점이 아쉽지만, 추승균(44) 감독이 말했던 대로 '빠른 농구'의 중심 역할을 제대로 해 줬다. 무엇보다 KCC의 '미래'인 송교창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24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삼일상고를 졸업한 뒤 곧바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송교창은 고비마다 침착한 플레이와 정확한 슈팅으로 팀의 활로를 열었다. 승리를 확정 짓는 쐐기포도 송교창의 손끝에서 터졌다. 아직 경기력이 100%가 아닌 점을 고려하면, 현대모비스에 대적할 만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기에 아쉬움이 없다.
물론 우승을 향한 경쟁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판도를 예측하기엔 아직 이르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 SK 그리고 SK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첫 패배를 안긴 '다크호스' 인천 전자랜드, DB를 2연패의 늪에 빠뜨리며 개막 첫 승을 거둔 서울 삼성, 오세근(31)이 건재한 안양 KGC인삼공사 등 우승 후보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팀들이 많다. 사령탑들도 "올 시즌은 모르겠다"고 고개를 내저을 만큼 변화가 많은 시즌이다 보니 10개 구단 강·중·약의 구도가 드러나려면 최소 1라운드는 지나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