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은 출연 배우 김지수의 만취 인터뷰 논란으로 인해 뜨거운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17일 사건이 발생한 지 8시간 만에 김지수가 직접 사과하며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다음날인 18일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내리며 관심을 받았다. 16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첫 공개된 후 3일간 값비싼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문제의 인물이 된 김지수 뿐 아니라 유해진·조진웅·이서진·염정아·송하윤·윤경호 등이 출연한다. 드라마 '다모'와 영화 '역린' 등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총제작비 60억원을 들인 작품. 적은 제작비로, 최고의 배우들을 모아, 디테일한 연출을 더해 만들어진 웰메이드 영화다.
일단 소재 자체부터 참신하다. 핸드폰 공개 게임으로 어떤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소재를 통해 인간의 민낯을 우스꽝스럽게 담아낸다. 각기 다른 성격의 등장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에 웃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막장극의 외피를 썼지만 진지한 속내도 내심 드러낸다. 종반부에 이르러 몰아치는 반전까지. 탄탄한 시나리오가 있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배우들의 열연도 빼 놓을 수 없는 이 영화의 매력이다. 주연배우들만 5명이 뭉쳤다. 게다가 tvN 드라마 '도깨비'·'미스터 션샤인'을 통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윤경호는 중요한 히든카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 대결을 보는 것만으로도 극장으로 향할 가치가 충분하다.
또한,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이고 매번 보던 그 배우들을 섭외해 흥행 요소를 적당히 버무려 만든 작품들과는 다르다. 적은 제작비를 들여도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충분히 흥행을 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그 영화가 그 영화'라는 평을 듣는 최근 한국영화계에 남다른 의미를 전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타인'은 논란도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 출연진 중 맏형 유해진은 "이 영화는 웃음만 쫓아가지 않는다. 한 가족의 사연을 담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잘 들어가 있다"고 자신했고, 이재규 감독은 "극장에서 볼 때는 재미있고, 극장 밖에서는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