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늦여름(조성규 감독)'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늦여름'은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정봉(임원희)과 성혜(신소율) 부부 앞에, 뜻밖의 손님들이 찾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어느 여름 날의 로맨스 소동극이다. 임원희, 전석호, 신소율, 정연주 등이 출연한다.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를 배경으로 서핑이라는 소재, 인연과 인생에 관한 메시지를 버무렸다. 이에 대해 조성규 감독은 "2년 전에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 갔었다. 실제 부부가 직접 집을 지어 운영을 하는 곳이었다. 혼자 생각을 많이 하다가 그 궁금증을 영화로 풀게 됐다"면서 "서핑이 처음에는 바다에서 즐기는 레저 스포츠라고 생각했다. 서핑 강사들이 해질무렵 파도를 기다리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물었더니 서핑은 기다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이런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물간 큰 갈등이 없는 영화다. 소소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늦여름의 제주도 풍경처럼 관객의 마음을 힐링한다. 정본과 성혜, 인구(전석호)와 채윤(정연주) 모두 과거의 인연으로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로 설정돼 있으나, 영화는 매듭을 쉽고 아름답게 풀어낸다. '마음은 계절처럼 그렇게 스쳐 지난다'는 포스터 속 카피처럼 그렇게 스쳐 지나간다.
임원희는 현재의 부인 신소율과, 과거의 썸녀 정연주와 호흡을 맞춘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 속 짠내나는 임원희는 없다. 임원희는 "배우들은 누구나 멜로 연기를 꿈꾸는 것 같다. 소소하고 예쁜 멜로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부인으로 나오는 신소율이 나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더라. 행복했다. 과거에 썸을 탔던 여인을 만나면서 그 설렘도 좋았다. 더한 멜로도 해보고 싶은 기대도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의 촬영은 배우들에게 여행과도 같았다. 늦여름을 배경으로 하는데, 실제 촬영 또한 늦여름에 진행됐다. 조 감독은 "3주간 함께 촬영했다. 막걸리 파와 소주 파로 나누어서 밤에 항상 즐겁게 지냈다"고 전했고, 임원희는 "제주도에서 찍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했다. 2주 넘게 촬영하면서 시간이 가는 것이 아쉬웠다"며 "운동을 좋아해서 숙소 뒤에 오름이 하나 있었는데 길까지 만들어서 올라갔던 기억이 있다. 서울 오는 비행기를 탔을 때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신소율은 "행복한 기억이었다"면서 "'미운 우리 새끼'를 보고 나서 임원희에게 '조금 더 잘해드릴걸'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