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보아는 데뷔 19년차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여성들 위한 노래를 만들어 솔로 톱가수로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쳤다.
보아는 2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SM아티움에서 정규 9집 '우먼' 쇼케이스를 가졌다. 데뷔 18년만에 쇼케이스는 처음 연다는 그는 "올해 음악으로 활발한 활동 보여드린다고 약속했는데 지킬 수 있게 됐다. 준비하는 동안 바쁘게 지냈다. 앨범 나오는 날은 항상 긴장된다. 열심히 준비한 결과물을 선생님한테 숙제검사 받는 기분이다. 작사작곡에도 참여했으니 열심히 들어봐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MC로 나선 이수근은 "보아 씨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스튜디오에만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며 '열일'의 증인을 자처했다. 보아는 "정말 스튜디오에서 바쁘게 지냈다. 총 열 개의 트랙으로 앨범을 구성했고 자작곡도 넣었다. 다양한 색깔을 담고 있어 노래를 듣는 동안 귀가 많이 즐거우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보아는 타이틀곡 '우먼' 작사에 참여하고 "앞선 '걸스온탑'이 소녀의 당당함이라면 '우먼'은 여자의 당당함을 담고자 했다. 이번 노래를 만들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많이 했다. 뮤직비디오도 그렇고 안무나 여러가지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노래에도 '걸스온탑'을 레퍼런스한 부분이 있어 듣는 재미를 더한다.
걸크러시 매력을 한껏 녹인 배경에 "민감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상은 뭘까, 워너비를 표현하기로 했다. '나도 이렇게 멋지고 잘난 사람인데 내가 갖고 잊지 않은 무언가 때문에 단점을 부각시켜 내가 아닌 사람이 되려는 건 아닐까'하는 이야기를 친구들과도 많이 나눈다. 그래서 내가 갖고 있는 당당한 매력을 표현하는 가사를 써봤다"고 덧붙였다. "내가 키가 작은데 그 작은 걸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나"고 웃었다.
남녀갈등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나는 남녀가 공존했기에 인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적인 시선을 떠나 본인만의 매력을 찾아 아름다운 여성이 되자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고 강조했다.
보아는 타이틀곡 외에도 '엔카운터' 작사에 참여했다. "데모를 듣고 내가 작사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멜로디를 듣고 나니 불안정한 사랑에 대해 말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자작곡 '리틀모어'에 대해선 "브라스와 세션들이 즉흥 연주를 하는 재미요소를 갖는 트랙이다. 상대방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고 나를 조금 더 알려주고 싶다는 가사 내용이다"고 전했다.
보아는 자작곡 '이프'에 매력을 느꼈다. "일렉트로닉 기타와 보컬만 가진 곡을 쓰고 싶었다. 이렇게 쓸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드라마를 하면서 극중 이선균과 송지효의 감정선을 보며 테마를 적었다. 심플한 트랙이라 보아의 보컬리스트 매력을 들으실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녹음을 했다. 녹음실에서 하다 너무 안 나와서 혼자 녹음하고 나중에 데이터를 넘겼다"고 작업기를 전했다.
'노 리미트'는 보아와 지인들의 이야기를 녹인 곡이다. "내 나이 또래 육아하는 친구들, 회사다니는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걸 들었는데 일상 속에서 답답함이 느껴졌다. 한 번 쯤은 다 내려놓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보자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다양한 곡작업에 참여한 보아는 "소위 말하는 다같이 모여 팀을 짜서 일하는 건 못한다. 혼자 방에 들어가 고심하며 쓰는 게 잘 나온다. 트랙을 받았을 때 가사 영감이 떠오르는 곡이 있는가하면 아닌 것도 있다. 경험담이나 전해듣는 내용 등 다양하게 가사를 써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음악작업으로 바쁘게 지내는 동안 보아는 다양한 무대도 꾸준히 올랐다. 최근엔 데뷔 이래 첫 페스티벌인 GMF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일본에서 공연은 밴드에서 많이 했다. 그런데 한국 페스티벌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요즘 어린 친구들은 나를 모를 것 같은데 하는 걱정도 됐다. 그런데 응원을 많이 받았고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가수로서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더불어 해외 활동에 대해선 "처음 일본에 갔을 땐 'K팝'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많이 모르는 상태에 시작을 해서 두려웠다. 하지만 처음 오리콘 1위가 됐을 때 한국에서 자신의 일처럼 많이들 기뻐해주셔서 힘을 받았다. 요즘엔 해외 진출하는 후배들이 많고 큰 성공을 많이 거두고 있다. 그런 성적을 얻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많은 분들이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주시고 더 좋은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이라고 바랐다.
쉴 틈없는 활동에 대해 보아는 "내가 술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많이 났더라. 그런데 지금 금주를 하고 있다. 활동을 해야하니까 금주와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 관리를 하는 중이다. 쉬는 동안 헬스도 다시 시작했다. 뮤직비디오에서 내가 뒤집히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정말 복근 힘으로만 버텨야 하는 거다. 그래서 조용한 노력을 해왔다"며 데뷔 19년차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를 전했다.
보아는 "솔로로 활동을 해오면서 외롭기도 했다. 요즘엔 많은 그룹 출신들이 솔로를 내기도 한다. 그래서 내가 유노윤호와 유닛을 해야하나 싶다"고 농담하며 "19년 째 활동 중인데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요즘엔 내가 가수라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