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부터 '우승 후보 1순위' 울산 현대모비스의 질주가 무섭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대로라면 패배를 잊은 현대모비스가 1라운드를 전승으로 마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SKT 5GX 프로농구에서 또 다른 우승 후보 전주 KCC를 88-78로 꺾고 개막 이후 5연승을 달렸다. 3쿼터 한때 KCC가 11점 차까지 앞서가면서 현대모비스의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거는 듯했으나 현대모비스의 저력은 무서웠다. 3쿼터 이대성(28)과 라건아(29)가 19득점을 합작하며 60-59로 역전에 성공한 현대모비스는 4쿼터 고비에서 터진 오용준(38)의 득점에 힘입어 KCC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최다 득점을 올린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라건아였다. 라건아는 이날 34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5경기 연속 더블-더블에 성공했다. 그러나 라건아 못지않게 돋보였던 선수가 바로 이대성과 오용준이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을 펼친 이대성은 24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을 올리며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베테랑 오용준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0득점을 올리며 번뜩이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모벤져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한데 모인 '어벤져스'처럼, KBL의 특급 플레이어들이 현대모비스에 모여 우승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 귀화 선수 라건아를 중심으로 설명이 필요 없는 현대모비스의 기둥 양동근(37)과 함지훈(34) 이종현(24)에 이어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섀넌 쇼터(29)와 디제이 존슨(25) 새로 영입한 '노장 슈터' 문태종(43) 등 쟁쟁한 선수들이 넘친다.
KCC전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이대성과 오용준은 '모벤져스'를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다. 오랜만에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는 이대성은 KCC전 시작부터 펄펄 날았다. 적극적인 플레이, 야투와 3점슛을 가리지 않는 득점, 화끈한 경기력으로 울산 홈팬들을 열광하게 한 이대성은 경기가 끝난 뒤 "목표는 54연승이다. '모벤져스'로 불리는 우리팀이 전승을 거둬야 농구 붐이 일지 않겠나. 다 이길 테니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달라"는 배짱 있는 입담까지 곁들여 화제가 됐다. 정규 리그 전승에 도전하겠다는 이대성의 대담한 각오에 농구팬들은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용준의 활약은 더욱 놀랍다. 유재학(55)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상무에 입대한 전준범(27)을 대신해 외곽을 풀어 줄 카드로 문태종과 함께 오용준을 영입했다. 은퇴 기로에 섰던 노장 선수들인 만큼 체력 문제에 의문부호가 붙었지만 두 선수는 유 감독의 기대를 십분 충족하고 있다. KCC전 4쿼터, 근소한 차이로 앞서 나가다 64-64로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터진 오용준의 3점슛 한 방이 아니었다면 이날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터져 준 오용준의 외곽포 2개는 현대모비스의 5연승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득점이 됐다.
5경기 연속 무패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주말 2연전에서 서울 SK와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연승 행진을 이어 가겠다는 각오다. '모벤져스'의 지금 이 기세라면 이대성이 선전포고한 54연승은 몰라도, 1라운드 전승까지는 충분히 노려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