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밴드 더이스트라이트 이석철(18), 이승현(17) 형제가 폭행 피해에 대한 고소인 경찰 조사를 마쳤다. 다섯 시간 반동안 긴 피해 진술을 하고 경찰에 정확한 수사를 당부했다.
26일 이석철·승현 형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오후 7시 30분께 조사를 끝냈다. 보호자인 아버지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도 동행해 형제 곁을 지켰다. 변호사에 따르면 조사에는 5시간 반 정도가 소요됐다. 경찰은 미성년자인 형제들이 상처가 된 기억을 반복해 진술하지 않도록 첫 조사에서 꼼꼼히 파악하기로 했다.
이날 두 사람은 교복을 입고 어두운 표정으로 청사에 들어섰다. 경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형제는 "꿈을 가지고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달려왔는데 많이 속상하고 힘들다"고 입을 뗐다. 이석철은 "협박과 폭행은 항상 너무 공포였다. '너희 때문에 잘못이다, 너희 때문에 해체를 한다'는 협박을 받았다"며 "저희 문제뿐 아니라 아동학대나 인권 유린 부분에서 다른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우리와 같은 2차 피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조사에사도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감금 및 폭행으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많이 힘들고 괴롭다. 지난해 6월 4시간 동안 (문영일 프로듀서로부터) 감금 폭행 당해 머리에 피가 나는데도 김창환 회장이 ‘살살해라’ 라고 말했다. 그 일이 어제 일처럼 뚜렷해서 너무 두렵다"고 털어놨다.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느냐"는 물음엔 "지금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멤버들에 대해 이석철은 "네 멤버의 계약 해지 소식을 기사로 접했고 마음이 아팠다. 멤버들도 우리가 협박을 당하고 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조사를 받는다는 걸 안다면 그들도 마음 아파할 것이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팬분들께 최고의 뮤지션이 되겠다고 했는데 약속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시간이 지나 웃는 얼굴로 좋은 음악 들고 오겠다"고 덧붙였다.
이승현은 경찰 조사에 임하면서 "이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조사에서 그동안의 사실을 다 말씀드리겠다"고 했고 이석철은 "회사에서 반박하고 있지만, 저희가 지금까지 당했던 부분을 조사를 통해 확실히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문영일 프로듀서를 상습 및 특수폭행, 김창환 회장을 폭행 방조,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회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석철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5년부터 프로듀서한테서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지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봉걸레 자루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하고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김창환 회장은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부덕함을 통감하고 사과한다"면서도 자신은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필요하다면 나머지 멤버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할 예정이며,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도 추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