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48'의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IZ*ONE)이 가요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데뷔곡 음원차트 톱10 진입, 걸그룹 데뷔 음반 초동 판매 신기록 달성 등 데뷔 하루 만에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시작은 역대급인데, 우익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논란을 이겨내고 2년 6개월 활동에 청신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데뷔 신기록 아이즈원 첫 번째 미니앨범 '컬러라이즈'는 29일 발매 당일 국내 음반판매량 집계사이트 한터차트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였다. 하루만에 온라인 물량으로 3만4000장이 빠져나가며, 인기 남자아이돌에 버금가는 팬덤 화력을 입증했다. 아이오아이가 세운 걸그룹 데뷔음반 초동 최고 기록인 2만8400장을 1일차에 가볍게 뛰어 넘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오전 기준 아이튠즈 앨범차트에서도 일본·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이스라엘·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까지 8개국 정상에 올라 국내외 관심을 확인했다.
"우리 모두의 인생을 장밋빛으로 물들인다"는 메시지를 담아, 아이즈원의 열정을 표현한 타이틀곡 '라비앙 로즈'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등 주요 음원사이트 7곳에서 톱10으로 진입했다. 유튜브에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3시간 40분 만에 공식 채널 조회 수 100만뷰를 돌파했고, 24시간 만에 500만뷰에 육박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3000여 명의 팬과 함께한 데뷔 쇼콘은 온라인 시청자만 13만 명 이상에 달해 한일 양국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현장에는 어린 학생들부터 회사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노소 팬들이 모여 함성을 질렀다.
우익 논란은 여전 뜨거운 화제성만큼이나 논란도 핫하다. 일본 걸그룹 AKB48을 키운 아키모토 야스시가 우익 논란 중심에 서며, 국내 팬들이 투표해 뽑은 아이즈원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MAMA' 제작사 상을 수상하며 국내 언론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아키모토 야스시는 Mnet '프로듀스 48' 출연과 방탄소년단 신곡 작사 참여 등으로 국내 가요계와 계속 접촉했지만 반감만 샀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아키모토 야스시가 그동안의 활동으로 보여준 우익 성향과 여성 혐오 태도를 이유로 협업 중단을 요구했고 결국 노래는 음반에서 제외됐다.
이번엔 그 화살이 아이즈원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아키모토 야스시가 만든 AKB48 멤버가 속한 아이즈원 출연 자체를 거부한다'는 목소리가 청와대 국민청원과 KBS '뮤직뱅크'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국민청원에는 '아이즈원' 관련 청원만 38개에 달하며, '뮤직뱅크' 시청자 의견 게시판엔 출연 찬반 다툼이 계속 되고 있다. 더불어 일본에서 활동 중인 리포터 출신 강한나가 현지 방송에 출연해 "한국 연예인 100명 중 99명이 성형 수술을 한다"는 막말을 하며 반일 감정이 격해진 상황이라 우익 논란에 불이 붙고 있다.
日멤버, AKB48 활동 중단 소속사 오프더레코드는 한국 시스템에 맞춰 아이즈원의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일본 멤버들은 AKB48 활동을 중단하고 계약기간인 2년 6개월 동안 아이즈원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다른 일본 출신 아이돌처럼 아이즈원만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야와키 사쿠라·야부키 나코·혼다 히토미는 "멤버들의 도움으로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일본 팬 분들이 섭섭해 할 수도 있지만 응원해주고 있다는 걸 안다. 아이즈원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은 논란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AKB48이 야스쿠니 신사에서 공연하고 전범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은 것은 맞으나, 아이즈원의 멤버들은 문제가 된 퍼포먼스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확인 안 된 루머가 정치적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했다.
일단 아이즈원의 활동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각종 인기 아이돌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했고 지상파 예능 출연도 확정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국에서 데뷔한 그룹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요 관계자는 "한국에서 멤버들을 선발해 국내 매니지먼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선 문제가 없어 보인다. 앞으로의 일본 데뷔 활동에서 어떤 행보를 취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즈원은 '프로듀스48'을 통해 선발된 12명의 멤버(장원영· 미야와키 사쿠라·조유리· 최예나· 안유진· 야부키 나코· 권은비· 강혜원· 혼다 히토미· 김채원· 김민주· 이채연)로 구성된 평균나이 18.8세의 한일 합작 프로젝트 걸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