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발투수 박종훈(27)의 시선은 이미 다음 한국시리즈를 향하고 있다.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을 생각이다.
정규 시즌 내내 SK 선발진을 지킨 투수다. 14승(8패)을 거두며 3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가장 높은 무대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섰다. 4⅓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 내며 소속팀의 7-3 승리에 기여했다. 5차전에선 내용이 더 좋았다.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는 타선이 득점 지원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했고 4-1로 이겼다. 박종훈이 등판한 두 경기 모두 SK가 이겼다.
우승이 결정된 6차전에선 미출장 선수였다. 벤치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전날부터 긴장감이 컸다고 했다. 박종훈은 "6차전을 앞두고 악몽을 꿨다. 또 안 좋은 징조가 있을까 봐 다시 잠을 청하지 않았다"며 웃어 보였다. 꿈은 반대라고 했던가. SK는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두며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꿈에 그리던 경기에서 승리했다. 동료들 덕분에 우승이라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박종훈은 지난 8월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소속팀 우승으로 목에 건 메달이 더 소중했다. 박종훈은 "짧게는 지난 1년, 길게는 데뷔 첫 시즌(2011년)부터 지난 8년 동안 팀 동료들과 한 목표를 향해 달려와 함께 이뤄 낸 성과다. 아무래도 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SK 투수 가운데 이전까지 유일하게 우승을 경험했던 김광현은 10일 열린 5차전을 앞두고 자신의 우승 반지 3개를 갖고 와 후배들에게 보여 줬다. 선수들의 투지 향상을 유도했다. 박종훈도 허전한 손가락에 영광의 상징이 자리하길 바랐다. 그리고 이뤄 냈다. "이제 김광현 선배가 부럽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아직 김광현보다 개수가 부족하다. 그러나 더 길게 야구하면 채울 수 있다고 믿는다. 언젠가 그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기쁨은 만끽한다. 그리고 교훈도 얻었다. 1차전 투구 내용 때문이다. 볼넷을 5개나 기록했다.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실점을 최소화했고 팀도 이겼다. 그러나 만족할 수 없었다. 돌아본 그는 "긴장을 많이 했다. 더 정확하게, 더 잘 던져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나에게 다시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를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지금과) 다를 것이다. 지금의 후회를 자양분으로 삼을 생각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훈은 이제 KBO 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다. 국제 대회,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하며 한층 더 성숙해질 전망이다. 그리고 다음 목표를 바라본다. 2019 한국시리즈에서는 긴장과 부담을 털고 제 공을 뿌리겠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