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만수르' 차인표가 뛰어들어 MBC '일밤' 살리기에 나섰지만, 그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궁민남편'은 1회 4.6%로 시작, 2회 3.3%, 3회 2.5%로 하락하다가 소폭 상승해 지난 11일 방송 기준 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일밤' 2부 코너의 위기는 2018년 계속되는 숙제다. 타 방송사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올해 선방했다고 평가받은 '오지의 마법사'는 시청률 5~7%를 오갔다. '두니아'는 2% 내외로 마니아층에 사랑받았으나 대중성은 확보하지 못했다. 파일럿 프로그램 '공복자들'에 이어 '궁민남편'이 주말 경쟁에 가세했다. KBS 2TV '1박 2일'의 3분의 1, SBS '집사부일체'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화제성은 더 미미하다. 20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달 21일 첫 시작을 알린 '궁민남편'은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빠'로 살기 위해 포기하는 것들이 많았던 대한민국 남편들을 대변하는 출연자들의 일탈기를 담았다. 배우 차인표·권오중·조태관에 방송인 김용만·안정환이 뭉쳤다. 30대 가장부터 50대 가장까지 다양한 세대를 구성했다.
멤버들은 어색한 첫 만남 이후 서로가 하고 싶었던 소원 한 가지씩을 공개하며 공유했다. 차인표의 힙합 도전기, 조태관의 경기 직접 관람하기, 김용만의 산에서 텐트 없이 야영하기가 순차적으로 펼쳐졌다. 힙합은 아이콘 바비와 비아이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고, 경기 관람은 K리그를 보는 것으로 충족, 비박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양한 세대와 소통을 위한 도전과 일탈을 통한 시청자의 대리 만족에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재미가 공감을 크게 얻지 못하는 느낌이다. 멤버들은 즐거워 보이는데 그 즐거움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더구나 이들의 도전 과정은 KBS 2TV '남자의 자격'을 거듭 연상케 한다. '유부남'이라는 틀로 정해 놓은 점만 다를 뿐 남자들이 그간 꿈꾸던 도전에 나선다는 설정은 비슷하다. '궁민남편'만의 뚜렷한 차별점을 살려야 하는데 본방사수를 자극할 만큼의 매력은 아직 발견되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낸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제목이 '궁민남편'이면 아내와 연결된 것들이 좀 더 많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출연자들이 하고 싶은 것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강하다. 또 주말 저녁 시간대 가볍게 놀러 다니는 컨셉트의 예능은 이미 많다. 출연자들에 맞는, 새로운 소재의 프로그램을 시도해야 하는데 틀이 새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신선하지 않다. 앞으로 이 점을 풀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