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안 해요. 사 먹을 계획이에요." 올해 김장을 안 하겠다는 가구가 56%로 2016년 대비 9%포인트 높아졌다. 식품기업 대상이 최근 주부 288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특히 50대 이상 주부들 중 김장 포기를 선언한 응답자는 47%로, 2016년 대비 14% 포인트 증가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김장 비용 부담과 고된 노동 탓으로 분석된다. 대신 50대 이상 주부들 중 61%는 '포장김치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를 둘러싼 가족 내 갈증도 적지 않다. 김장을 직접 하는 경우와 사 먹는 경우 어느 쪽이 저렴할까. 14일 4인가구 기준으로 포장 김치를 샀을 때와 직접 김장했을 때의 비용을 비교해봤다.
김장 비용과 비슷한 포장김치 가격…단 노동력 감안해야
4인가구 기준 김장 규모는 약 20포기다. 무게는 종류에 따라 45~60kg이다. 이에 중간 값 정도인 50kg을 기준으로 시판 중인 포장 김치의 가격을 알아봤다.
먼저 대상에서 판매하는 종가집 포기김치(10kg·5만8900원)는 29만4500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CJ 비비고 포기 김치(3.3kg·2만900원)는 약 31만3500원, 아워홈 아삭 포기김치(3.5kg·1만8900원)은 26만4600원이면 된다.
이들 제품의 평균 가격은 29만866원이다. 즉 직접 김장을 담그는 대신 포장 김치를 사 먹을 경우 30만원 안팎이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직접 김장하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한국물가협회가 지난 9일 전국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김장 용품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김장 비용은 28만~35만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채널 별로 살펴보면 전통시장 전국 평균가격은 28만2250원으로 지난해(25만70원)보다 12.9% 상승했고, 대형마트 전국 평균가격도 지난해(30만9600원)보다 13.9% 오른 35만275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포장 김치를 사 먹을 때와 별 차이가 없는 수치다. 직접 김치를 담그는 고된 노동을 더한다면 오히려 포장김치가 더 낫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또 포장 김치의 경우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기 보단 필요할 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 가족들이 함께 모여 수육을 먹는 등 '김장 문화'를 나눌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전통시장 실제 가격은 더 싸…가장 저렴한 곳은 온라인
그렇다면 한국물가협회가 발표한 가격은 얼마나 정확할까. 실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찾아가 봤다.
먼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김장 용품의 가격을 알아봤다. 비교 품목은 4인가구 기준 배추(20포기)·고춧가루(1.86kg)·무(10개)·마늘(1.2kg)·소금(8kg)·대파(2kg)·새우젓(1kg)·멸치액젓(1.2kg)·굴(2kg)·생강(0.12kg)·쪽파 (2.4kg)·갓(2.6kg)·미나리(2kg) 등 13가지다.
대형마트에서의 총 구매 금액은 32만816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물가협회가 발표한 금액보다 2만5000원 가량 저렴한 수치다.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같은 품목을 비교한 결과 총 27만5000원이 필요했다. 한국물가협회의 발표보다 2만원 가량 싸다. 여기에 전통시장 특유의 덤으로 더 주는 경우와 깎아주는 금액을 포함하면 총 금액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통시장의 경우 배추를 제외한 모든 품목에서 대형마트보다 저렴했다.
그래도 비용이 부담된다면 '김장 특집전' 등을 진행하는 온라인몰을 이용하면 된다. 김장 용품을 온라인몰에서 비교한 결과 22만127원이면 구매 가능했다.
즉 결론적으로 김장 비용은 온라인이 22만원대로 가장 저렴했고, 이어 전통시장(27만원대)·대형마트(32만원대)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