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에 테리우스'가 마지막까지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키며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결말 역시 소지섭과 정인선의 해피엔딩으로 흐뭇한 미소를 불러왔다. 이 드라마는 진지함과 웃음을 오가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반전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주인공이었던 소지섭과 정인선이 제 역할을 해냈다. 소지섭표 김본 캐릭터가 '내 뒤에 테리우스' 인기를 견인했던 것. 극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소지섭은 진지함으로 웃음을 빵 터뜨렸다. 전직 블랙요원, 현 베이비시터였던 그는 낮에는 쌍둥이들을 돌보는 베이비시터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퇴근 후엔 블랙요원으로서 살인사건과 얽힌 비밀을 풀어내려 애썼다. 이중생활을 하면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것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케미 장인이었다. 강기영(김상렬)과는 육아멘토이자 KIS(킹캐슬아파트 내 아줌마들 모임)의 정보통으로서 끈끈한 친분을 쌓았다. 강기영의 귀여운 성향을 파악한 소지섭은 "롤모델이다"라는 말 한마디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사이좋은 동네 언니, 동생처럼 살가운 아줌마미를 뽐냈다. 손호준(진용태)과는 사춘기 여고생처럼 티격태격하더니 후반부엔 유대관계를 형성, "브라더"를 외치며 끈끈한 우애를 보여줬다. 정인선과의 케미도 좋았지만 브로맨스도 적재적소 터졌다. 소지섭이 맹활약을 펼쳤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국내에서 인기를 자랑한 것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열띤 관심을 보인 작품이었다. 일본의 한류가 다소 주춤한 상황인데 회당 약 14만 달러로 수출에 성공, 12월부터 KNTV를 통해 방송된다. 대만에서도 회당 약 5만 달러, 미주에서는 드라마 전체 약 10억 원에 팔았다. 소지섭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 소지섭은 '소간지'라는 이름값을 보여줬다.
정인선은 다소 약한 캐스팅이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첫 회부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 전작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보여줬던 싱글맘 연기의 연장선으로 '내 뒤에 테리우스'를 선택한 정인선은 그보다 업그레이드된 연기를 선보였다.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선 소심한데 엉뚱한 면모가 섞인 캐릭터였다면, '내 뒤에 테리우스'에선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었지만 긍정적 사고와 밝음을 유지하는 고애린 캐릭터로 활약했다.
이 역할을 보다 잘 소화하기 위해 맘 카페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글을 통해 꿀팁을 얻었다는 정인선. 미혼임에도 쌍둥이 엄마 역할을 어색함 없이 소화해 내며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극 중 쌍둥이와는 비타민 넘치는 엄마의 모습을, 첩보 작전에서는 억척스러운 아줌마 특유의 센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위기에 처한 소지섭을 해녀 출신 유전자답게 구해 내기도 했다. 이것이 민폐 여자 주인공 캐릭터로 전락하지 않고 사랑받는 이유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인선은 재발견의 기회로 만들며 자신의 입지를 더욱 단단하게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