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정이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스타트 방식 도입과 프로펠러 고정제에서 다시 프로펠러 개인 소유제로 변경됐고, 1200m 경주와 1800m 경주를 혼용해 치러진다. 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모터의 기력이다.
소음 방지 문제로 감응형 장비를 도입하면서 전체적으로 하향화되는 추세다. 지난 4월 처음 투입된 모터와 보트도 올 시즌 초반에 선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워했을 정도로 전반적으로 파워가 떨어진 상황이다. 경정을 오랫동안 즐겨 온 팬들이라면 소개항주 기록이나 완주 기록이 예전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수온이 낮아진 겨울철에는 소개항주 기록이 6초대 중반의 기록을 보였고, 최상급 모터의 경우 6.4초대의 소개항주 기록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1800m 세 바퀴 완주 시간도 2014년까지 1등 기록이 1분 40초 후반대 기록이 나왔다. 김종민 같은 정상급 선회력을 갖춘 선수들의 경우 완주 기록이 1분 40초 중반대 기록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등 완주 기록이 보통 1분 53초나 1분 54초를 나타냈다. 조금 빠른 경우 1분 52초 정도의 기록을 보인다.
쉽게 말해 경주의 전반적인 시속 자체가 예전에 비해 많이 느려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주 스타일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몇몇 고참급 선수들의 경우 성적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빠른 스타트보다 안정적인 선회와 운영으로 많은 역전 입상을 성공시켰던 한진이나 사재준·정민수·권명호·나병창 같은 1, 2기 노장 선수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선수들은 스타트로 경주를 초반부터 주도하기보다 선회력 세팅에 초점을 맞춰 놓고 앞서가는 선수들을 역전하는 것을 노리는 스타일이다. 전반적으로 모터의 파워가 떨어지면서 예전 같은 역전 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경주, 1200m 경주 등이 도입되면서 더욱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다.
경정전문가들도 전반적으로 선회 파워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직선력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몸무게가 가벼운 선수가 유리한 상황이고, 초반에 승패를 결정짓는 스타트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여성 선수들이 눈에 띄게 좋은 활약을 펼치는 이유도 찌르기가 대세고 직선력이 중요한 현 경정 스타일에 잘 맞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선회나 운영 쪽에 많은 비중을 두고 경주를 풀어 왔던 선수들의 경우 다가오는 시즌에서 기존의 방식보다 초반에 승부를 결정짓는 스타트 능력을 좀더 키워야만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