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9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원정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0-0으로 맞선 전반 추가 시간 오른쪽에서 넘어온 세르주 오리에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빨랫줄 같은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리그 3호 골(시즌 5호 골). 지난 6일 사우샘프턴과 리그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유럽 리그 통산 100호 골을 넣은 데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이다.
손흥민은 팀이 넣은 2골에 모두 관여했다. 그는 후반 13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반대편의 델리 알리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하며 리그 2호 도움(시즌 3호 도움)을 올렸다. 만점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후반 29분 해리 케인과 교체돼 체력을 안배했다. 영국 가디언은 "손흥민과 알리가 토트넘을 레스터 시티 위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마우로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킬러 본능'이 돌아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ESPN 영국판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시즌 초반 손흥민의 경기력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11월 A매치 기간 휴식을 취하면서 집중력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지금은 기여도와 경기력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가 기대하는 에너지를 가진 선수"라고 칭찬했다. 지난 시즌 종료 직후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연달아 출전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한 그는 올 시즌 초반 좀처럼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소속팀과 대한축구협회의 사전 합의에 따라 11월 A매치 기간 휴식을 취한 뒤, 지난달 25일 리그 13라운드 첼시전에서야 시즌 첫 골을 쐈다. 당시 그는 빨리 골을 넣지 못해 팬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상승세를 탄 손흥민은 다가오는 '복싱 데이(Boxing day)' 주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팀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프리미어리그는 영연방 국가의 공휴일인 12월 26일을 일컫는 말로 가족·친지 등에게 선물을 하는 날인 복싱 데이를 전후 3~4일 간격으로 네 경기가 잇달아 열린다. 살인적인 일정 탓에 시즌 막판 만큼이나 선두권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다. 선두 리버풀(승점 42),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41)과 격차가 5~6점 차로 벌어진 토트넘(승점 36)은 이 시기를 선두권 진입을 위한 승부처로 삼고 있다.
또 토트넘은 12일 바르셀로나(스페인)와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 6차전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B조 2위 토트넘은 3위 인터 밀란(이상 승점 7·이탈리아)과 승점이 같은 만큼 바르셀로나(승점 13·조 1위)를 꺾어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토너먼트에 자력으로 진출한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의 골 소식은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희소식이다. 벤투 감독은 든든한 마음으로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대비해 11일부터 국내파 선수들을 중심으로 담금질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은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59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