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꼭지가 고장나면 반나절 지나면 방광이 터져요"…상계백병원 유지형 교수가 말하는 전립선비대증
등록2018.12.11 07:00
"성인은 하루에 2000cc의 소변을 보는데, 400cc 정도만 차도 소변이 매우 마렵다고 느낍니다. 반나절이 지나면 방광이 꽤 차서 배가 뽈록해지죠. 급성 요폐 환자들이 대부분 이래서 응급실에 옵니다." 20년간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비뇨의학과 유지형 교수는 급성 요폐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 막걸리를 한잔한 어른신들이 고위험군이다. 노인성 질환인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 길이 막혀 오줌을 누고 싶어도 눌 수 없는 질환이다. 남성에게 치명적이다. 문제는 이 질환이 정확한 검진을 하기 전에는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치하다가 급성 요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 유 교수는 "전립성비대증은 증상이 심각하지만 치료하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며 "50대 이상에선 1년에 1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재발될 수 있으니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에서 대한비뇨기과학회 홍보위원이기도 한 유 교수를 만났다.
- 겨울에 급성 요폐(방광에 오줌이 괴어 있지만 배뇨하지 못하는 상태)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실제로 그런가. "급성 요폐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여름에 한두 명이라고 한다면 겨울엔 3~4배로 늘어난다. 대부분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 길이 막혀서 오는 경우다. 특히 술을 마시면 방광에 오줌이 빨리 차는데, 반나절만 소변을 보지 못하면 방광이 터질 지경에 이른다."
- 겨울철에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심해지는 이유가 있나. "전립선 근육인 평활근은 자율신경계에 의해 움직이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방광 출구 아래쪽 근육(요도괄약근)이 수축되고 전립선에 둘러싸인 요도가 압박돼 좁아지게 되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진다. 전립선비대증으로 평소에도 요도가 압박받고 있는 상태였다면 소변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남성에서 많이 발병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이 정상 크기보다 점차 커지는 진행성 질환으로, 노화 및 남성호르몬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한전립선학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하의 전립선 평균 크기는 22.5g이고, 66~70세는 22.8g, 71~75세는 26g, 76~80세는 27.7g으로 전립선 크기가 연령에 따라 증가한다. 그렇다고 모두가 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비대증은 35세부터 시작돼 60대 남성의 60%, 80대의 90%에서 유발된다. 이 중 50%의 환자군에서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여러 가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며, 이 중 25~30%가 치료받는다. 나머지 25%가량은 방치해 병을 키운다."
-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적'이라는 말이 많다. 그 정도로 무서운 질환인가. "전립선비대증은 제때 치료하지 못해 방치하면 요폐색이 발생할 수 있고, 방광이나 신장 기능의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지속적인 폐색에 의해 만성 요폐가 유발되고 심하면 방광이 과팽창돼 방광 기능의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드물게 지속적인 요폐로 방광결석이나 방광게실 형성, 신기능 상실, 요로감염 및 신우신염 등 결과도 초래될 수 있다. 또 발기 문제 같은 성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대표적인 증상은.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 3대 증상이 있다. 첫째, 소변 줄기가 약하거나 가늘고 자꾸 끊겨 나온다. 둘째, 소변을 봐도 소변이 방광에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셋째, 소변을 볼 때 힘을 줘야 하거나 한참 기다려야 나온다."
- 치료는 어떻게 하나. "전립선비대증은 증상이 치명적이지만 치료받으면 빠르게 개선되는 질환이다. 치료 방법은 관찰(대기요법)·약물요법·수술요법 및 최소침습적 치료 등이 있다. 이 중 약물요법이 1차적 치료법이지만, 경우에 따라 수술적 치료법을 1차로 적용하기도 한다. "
-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인가. "최근 효과적인 약물치료 방법이 많이 있어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이 줄고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반복적으로 소변 불통이 생기는 경우, 방광결석이 동반된 경우, 신장 기능이 감소된 경우, 전립선으로 인한 재발성 혈뇨 증상이 있는 경우, 요로감염이 재발된 경우,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 증상이 심한 경우, 환자가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한다.
- 수술적 치료법의 종류는. "수술적 치료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 경요도전립선절개술(TUIP), 개복하 전립선적출술 등이 있다. 현재 표준 수술 치료는 경요도전립선절제술로 전체 전립선 수술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레이저를 수술적 치료에 도입해 같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면서도 부작용이 더 적은 레이저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 수술하면 재발하지 않나. "수술은 전립선을 완전히 적출하는 것이 아니라 비대된 전립선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시 재발할 수 있다. 하지만 충분한 기간 동안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 전립선비대증을 방치하면 전립선암으로 발전하나. "일반적으로 전립선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한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 전립선비대증은 일종의 양성 종양이고, 전립선암은 전립선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화해 생기는 것으로 근본 원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에 전립선암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어 50대부터 정기적인 전립선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초기 단계는 증상이 비슷하다. 전립선 비대가 요도 가까이에서 생기는 경향이 있어 소변을 볼 때 나타나는 증상이 더 뚜렷하지만 자가 증상으로 두 질병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정기 검사가 중요하다."
- 전립선비대증에 걸리면 성기능이 저하되나. "최근 발기부전과 하부요로 증상(배뇨 문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 나이·비만·하부요로 증상·심혈관계 질환·만성폐쇄성폐질환·흡연 등이 발기부전의 위험인자이며, 이 중 하부요로 증상은 나이에 이어 두 번째로 발기부전에 대한 비교 위험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선 전체 하부요로 증상 환자의 50%에서 발기력 약화, 46%에서 사정 장애, 7%에서 통증을 호소했다는 결과도 있다."
- 예방법은 무엇인가.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와 남성호르몬이 주 원인이며 이 밖에도 여러 가지 성장 인자들이 관여한다. 이 같은 직접적 원인으로 알려진 요인을 막기 위해 소변을 오래 참지 않기·과음하지 않기·육류 섭취 줄이기·내장지방 양 줄이기·커피 등 자극적인 음식 삼가 등 같은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환자들이 가장 흔히 하는 오해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전립선비대증은 식이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중년 남성의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음식과 건강보조식품이 시중에 많다. 쏘팔메토가 대표적인데, 말 그대로 건강보조식품일 뿐이다. 근본적 질환의 관리와 예방에 한계가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자신도 모르게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까다롭다. 전립선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기적인 비뇨의학과 검진으로 전립선을 점검하는 것이다. 50세 이상의 남성은 1년에 한 번 검사하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