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극 중 배경을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서울로 옮겨간다.
늦은 밤 걸려온 찬열(정세주)의 전화 한 통에 그라나다를 찾은 현빈(유진우)은 현실 위로 완벽하게 구현되는 AR 게임을 발견했고, 재빠르게 움직여 향후 예측되는 가치에 비하면 적은 액수인 100억 원에 게임의 손에 넣었다. 게임의 권리라는 것은 몰랐지만, 낡고 오래된 보니따 호스텔을 시가의 열 배나 되는 가격에 팔게 된 박신혜(정희주)에게도 “더 이상 돈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마법이 일어났다.
2017년의 현실 위로 15세기 스페인과 이슬람의 전투가 펼쳐지고, 게임에 접속한 현빈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환상적인 경험은 보는 이에게도 특별한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게임 속 결투에서 현빈에게 패한 박훈(차형석)이 현실에서도 사망한 것이 발견되면서 마법 같던 게임은 기묘한 미스터리로 변화했다. 게임 속 죽음이 현실에도 적용되더니, 죽은 박훈이 게임에서 되살아나 현빈을 공격했고 실제 통증을 느꼈다. 게다가 현빈의 의지와 상관없이 천둥을 동반한 비가 쏟아지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의 기타 선율이 들리면 시작되는 게임은 마법처럼 신비롭지만 소름 끼치는 악몽이기도 했다.
“같이 미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말처럼 누구도 모르는 혼자만의 악몽 같은 마법에 휘말린 현빈은 지난 16일 방송된 6회에서 그라나다를 떠났다. 박훈처럼 게임과 현실 양쪽에서의 죽음을 각오한 순간,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을 살려낸 현빈에게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겁먹어 도망치듯” 마법의 도시 그라나다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현빈의 선택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제이원홀딩스의 연구팀장 조현철(최양주)과의 대화에서 현빈이 찬열로부터 전달받은 게임의 데모 버전은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게임의 시작점인 그라나다를 떠난 현빈은 피 묻은 수도사의 검을 든 박훈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이별의 엔딩에 이어진 예고에서 드라마의 배경이 서울로 옮겨진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게임과 현실이 절묘하게 결합하는 특별한 상상과 게임이 주는 서스펜스를 관통하는 현빈과 박신혜의 운명적인 로맨스, 그리고 조금씩 실마리를 드러내는 찬열의 행방까지. 마법의 도시 그라나다에서의 1막을 끝낸 송재정 작가가 써 내릴 앞으로의 전개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