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혜교와 박보검이 출연하는 tvN 수목극 '남자친구'는 일상적인 장소에서 펼쳐지는 동화 같은 로맨스를 감성적인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이 덕분에 1회에서 마법 같은 첫 만남이 그려진 쿠바에 이어 국내 촬영지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극 중 자주 등장한 놀이터와 박보검 친구들의 아지트인 골뱅이 가게 등이 실제로 있는 곳인지, 어디에 있는지를 묻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극 중 박보검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토박이로 묘사된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 촬영을 인천에서 진행했다. 송혜교가 박보검의 자기소개서를 보고 찾아가 재회하는 장소인 오래된 놀이터는 실제 놀이터가 아니다. 원래 주차장으로 쓰이던 공터인데 촬영을 위해 일정 기간 허가받고 그네와 미끄럼틀 등을 설치했다. '남자친구' 애청자라면 한 번쯤 방문하고 싶은 곳이지만 현재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다.
파란 대문이 정겨운 '찬이네 골뱅이'는 평범한 가정집에 간판을 달아 외관으로 사용하고, 내부는 세트장에서 촬영한다. 박보검의 과일 가게는 사실 슈퍼마켓이다. 이 밖에 송혜교와 박보검이 쿠바에서 돌아온 뒤 처음 만나 인형 뽑기 게임을 한 곳, 두 사람이 함께 간 교회 찻집 등도 인천에 있다. 인천은 아이유와 이선균이 주연한 tvN '나의 아저씨'의 주요 촬영 장소기도 해 많은 드라마팬이 '성지순례'를 하는 곳이다. '나의 아저씨' 속 오나라(정희)의 술집 '정희네 집'과 '남자친구' 놀이터는 같은 동네에 있다.
진짜 홍제동에서 촬영한 장면도 있다. 바로 송혜교와 박보검이 야외 갤러리 데이트를 즐기는 곳으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의 홍연교와 홍남교 사이다. 특히 박보검이 송혜교에게 "썸 타는 사이 하자"고 말하는 장면에 등장한 김환기 화백의 그림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드라마 때문에 설치한 것이 아닌 그 장소에 원래 있던 작품이다.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데이트 장소로 유명했던 곳이지만 '남자친구' 촬영지로 다시 주목받았다.
강원도 촬영은 속초와 강릉이 섞여 있다. 속초 동화호텔은 속초에 있는 L리조트다. 강원도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이 모래성 게임을 한 곳은 강릉 사천진해수욕장이다. 강릉은 지난해 인기 드라마의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주문진에서 tvN '도깨비'를 촬영한 뒤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 때문인지 사천진해수욕장 인근 가게는 벌써 '송혜교가 대기한 곳'이라는 입간판을 세워 놓고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