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극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만날 수 있는 증강현실 게임의 세계는 안방극장의 추리력을 자극한다. 현빈(유진우)이 스페인 그라나다의 광장에서 첫 번째 게임을 시작한 이후부터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한 게임의 법칙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게임의 법칙 세 가지를 파헤쳐봤다.
#. 로그인의 법칙
맑았던 하늘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찢어지는 천둥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의 익숙한 기타 선율이 TV 앞에 모여 앉은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현빈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게임에 ‘자동 로그인’ 되고, 피 묻은 수도사의 검을 든 박훈(차형석)이 나타날 전조다.
스마트 렌즈를 끼고 현빈의 의지에 따라 게임에 로그인하고, 원하면 로그아웃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과 달랐다. 렌즈를 끼고 있지 않아도 비와 천둥, 기타 선율을 동반하는 ‘자동 로그인’으로 시작된 게임은 로그아웃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 더 큰 공포를 자아낸다. 적을 피해 장애물 뒤에 숨어서 60초의 카운트다운을 버텨내거나, 결투 가능한 거리 및 공간상의 범위에서 벗어나던지, 또는 결투에서 이겨야만 한다. 지난 6회에서는 새로 장착한 무기로 NPC 박훈을 무찌르자 현빈의 레벨이 상승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면서 ‘자동 로그인’으로 시작된 결투 속에서도 레벨업이 된다는 것이 드러났다. 제작진은 "시청자분들이 몹시 궁금해하시는 '자동 로그인'에 얽힌 미스터리는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에서 점차 원인이 드러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 데미지의 법칙
현빈은 게임 시작 직후 레벨을 올리기 위해 하루를 꼬박 투자했다. 나사르 전사의 검에 몇 번이고 죽임을 당하고, 스페인 궁사의 활이 빗발쳐도 두려움 없이 게임에 열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투의 여파가 현실에 미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시각과 청각을 비롯해 인간의 모든 감각에 현실과 다른 없는 증강현실 세계를 구현하면서도, 결투에서 패해 생명력이 바닥나면 고통 없이 게임에서 로그아웃 당할 뿐인 최고의 오락거리였다.
그런데 지난 4회,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한 박훈이 게임 속 NPC로 등장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현빈은 박훈과의 결투 중 칼에 찔리고 베이는 상처를 입을 때마다 모든 고통을 느꼈다. 또한, 게임 속에서 리얼하게 느낀 고통은 게임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외적인 상처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누구도 알 수 없는 나만 아는 고통의 기억. 현빈은 “나는 내가 미친 거 같다”고 고백했다.
#. 장애물의 법칙
위 두 가지의 법칙이 현빈을 절망스럽게 한다면, ‘장애물의 법칙’은 궁지에 몰린 현빈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 NPC가 된 박훈은 현실 세상에 속한 요소들을 장애물로 인식한다. 자동 로그인으로 게임에 불러들인 현빈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그 앞을 가로막는 문을 박훈이 직접 열 수는 없다. 지난 6회 방송에서 박신혜(정희주)가 자리를 비운 후 그라나다의 별장에 홀로 남은 현빈은 좁은 샤워부스 안에 스스로를 가뒀다. 시시때때로 나타나 검을 휘두르는 박훈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박신혜는 NPC인 박훈에게는 장애물이지만 현빈에게는 방패의 역할을 한다. 이를 깨달은 현빈이 비를 맞으며 박신혜를 껴안는 장면은 로맨스에 불을 붙였다. 박훈의 칼날 아래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을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 두 남자 사이로 뛰어든 박신혜가 현빈을 구원하며 마법 커플의 운명적인 서사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