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시즌 초반부터 악재에 시달렸다. 외인 선수가 이탈했고, 대체 외인은 부상으로 짐을 쌌다. 개막 뒤 16경기 연속 패했다. 에이스 서재덕의 분전 속에 풀세트 승부도 다섯 번 치렀지만 특정 선수에게 가중된 단조로운 패턴은 체력 저하까지 작용하며 악재가 되고 말았다.
18일 KB손해보험전에서 풀세트 끝에 승리하며 긴 터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았다. 6위와의 승부에서 거둔 신승이었다. 무엇보다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대한항공 2연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실제로 연패 탈출로 올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2일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패했다.
전력 차이를 실감했다. 가장 날카로운 '무기' 서재덕의 공격도 1, 2세트는 무뎠다. 가장 큰 문제는 리시브였다. 시즌 리시브효율은 40%대다. 이 경기에선 23.75%에 그쳤다. 대한항공 상대 시즌 리시브효율은 30%대. 이 경기에선 더 부진했다. 리시브 개수도 42개를 기록한 상대보다 14개 적었다. 가스파리니에게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서브 에이스(6개) 기록을 내주기도 했다.
대한항공, 현대캐피탈, OK저축은행 등 서브가 강한 팀을 상대로는 리시브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보다 리시브효율이 더 낮은 팀도 있다. 공격 점유율이 큰 선수가 리시브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외인 선수 부재, 중앙 라인 전력 약화, 경험이 적은 세터 등 등 득점쟁탈전에서 불리한 악재가 많은 팀이다. 온전히 리시브와 세트가 이뤄져도 상대 블로커를 따돌리기 어려운 상황. 기본이 흔들리면 승리할 수 없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안정감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김철수 감독도 22일 경기 작전 시간 때 선수들에게 대한항공과의 2연전을 상기하며 서브 리시브를 강조했다. 승패를 떠나 (리시브)감을 잡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패전은 많았지만 투지를 잃지 않은 경기력이 돋보인 팀이다. 그러나 리시브가 흔들리면 시작부터 꼬인다. 한국전력의 리시브는 25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4라운드 첫 경기이자 두 팀의 2연전 두 번째 경기 관전 포인트다. 다음 경기인 30일 현대캐피탈전을 대비해서도 반드시 안정감을 더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