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헬스]고대안암병원 암센터 박경화 교수 "항암효과 검증된 건강식품 거의 없어…전통 밥상이 건강식"
등록2019.01.01 07:00
"암을 음식으로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다. 암의 주 치료는 병원의 과학적인 치료이며 음식은 도움이 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 고대안암병원 암센터 종양혈액내과 박경화 교수는 암 환자나 가족들이 음식과 관련해 오해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이 많다고 한 말이다. 박 교수는 항암 효과가 있다는 건강보조식품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거의 없다"며 "음식은 약이 아닌 음식으로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때 난소암을 앓았다가 지금은 완치된 암 경험자이기도 한 박 교수를 지난해 12월 28일 고대안암병원 암센터에서 만나 암 환자의 음식에 대해 물었다.
-암 환자나 가족이 음식과 관련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직도 고기를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많다. 그런데 꼭 그렇지 않다. 항암 치료를 받을 때는 단백질이 굉장히 중요하다. 혈액을 만들어내는 주재료이고 근력과 면역세포도 만들어준다. 고기는 양질의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하다."
-항암 효과가 있다는 건강보조식품이 많은데…. "환자들이 홍삼·각종 버섯류·액시스·비타민류 등이 항암 효과가 있느냐, 먹어도 되느냐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항암 효과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이 거의 없다. 누가 효과를 봤다는 얘기를 듣고 물어보는데 암 치료를 방해할 수도 있다. 자연에게 얻는 천연물의 경우 좋은 성분과 나쁜 성분이 정제되지 않은 채로 있고 검증이 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버섯 등도 음식으로 먹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가루나 다려서 장복하는 것은 암 치료와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은 먹어도 되나. "비타민 종류에 따라 다르다. 비타민D는 면역력과 관련이 있어서 보충을 많이 하는 편이다. 암 치료시 호르몬 차단제를 쓰다보면 뼈가 약해지는데 비타민D가 뼈 건강에 중요하다. 식사를 평소대로 하면 따로 챙겨먹을 필요가 없지만 항암 치료 후 추적 관리하는 경우 먹는 것을 말리지 않는다."
-항암 치료가 끝나면 보신탕 등 보양식을 먹는 환자가 적지 않다. "보양식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평소에 즐겨하고 맛있게 먹었다면 드시라고 한다. 다만 과도한 칼로니로 체중이 늘어나면 항암제의 독성이 빠지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유산균은 어떤가. "실제 환자들이 좋은 유산균을 먹는 것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요구르트를 먹는 것과 똑같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식사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암 환자에게 바른 식사란. "항암 치료가 끝난 후라면 잔칫상보다는 절제된 식탁이 중요하다. 우리 전통 밥상이 대표적이다. 잡곡밥에 된장찌게, 생선 한 토막, 고기 한 점, 나물 등으로 여러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된장도 채소가 들어가 있어서 염분을 감소시켜준다."
-암 중증도에 따라 먹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을텐데. "조금이라도 입으로 먹는 것이 주사를 맞는 것보다 좋다. 먹는 것을 유지하는 것이 위장관에 점막세포가 유지돼 장내세균총도 잘 관리되고 세균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 식사가 유지되는 환자가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다."
-잘 먹어서 암 치료에 성공한 환자 사례가 있다면. "유방암이 재발한 환자인데 칼로리가 높은 음식은 먹지 않고 자연식품과 건강한 탄수화물(잡곡밥·호밀빵 등)을 꾸준히 먹어 10년 가까이 잘 유지하고 있다."
-암 환자 및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음식으로 암이 낫는 것은 아니다. 먹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적당히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먹는 것보다 운동이 중요하다. 비만해지면 암 재발 위험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