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내부 FA로 풀린 투수 윤성환(38)과 내야수 김상수(29)와의 계약을 매듭짓지 못하고 새해를 맞이했다. '잔류'를 우선순위에 놓고 움직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예상보다 줄다리기가 길어진다. 올해 리그 최다인 5명이 FA로 풀린 삼성은 이중 장원삼이 방출 이후 LG 이적을 택했고, 외야수 박한이와 내야수 손주인은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협상 대상자가 2명으로 확 줄어 부담을 덜었지만 좀처럼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일단 협상 재개를 앞둔 상황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다음 주에 두 선수를 다 볼 거 같다. 이번 주에는 직원들도 다 휴무다. 지난달에 만났을 때 생각해 보고 1월 둘째 주 정도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했다"며 "김상수는 그동안 5~6번, 윤성환은 3번 정도 만났다"고 설명했다. 윤성환의 경우 첫 협상 때는 에이전트가 없었지만 이후 오승환(콜로라도)의 대리인인 스포츠인텔리전스 김동욱 대표를 에이전트로 내세워 협의를 이어 가고 있다. 홍준학 삼성 단장도 김 대표를 한 차례 만났다. 관계자는 "12월 만남 때 팀의 분위기나 상황을 잘 설명했다. 시간을 더 달라면 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구단은 급하지 않다. '잔류를 시키겠다'는 가이드라인으로 움직이지만 무리하게 베팅할 계획은 없다. FA 시장이 얼어 있어 이적이 쉽지 않다는 것도 구단에 유리하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2018시즌에 부진했다. 김상수는 122경기에서 타율 0.263를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62명 중 타격 57위. 타고투저가 극에 달한 시즌을 보냈지만, 장타율(0.362)과 출루율(0.314)을 합한 OPS가 0.676에 불과했다. 득점권 타율도 2할로 바닥을 찍었다. 윤성환은 24경기에 등판해 5승9패 평균자책점 6.98로 고전했다. 5년간 이어 온 두 자릿수 승리가 끊겼고, 규정 이닝(144)도 채우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상수의 포지션엔 '마이너리그 유턴파' 이학주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됐다. 대안이 있기 때문에 삼성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윤성환은 30대 후반의 나이가 걸림돌. 4년 전 FA 때 총액 80억원 계약을 성사시켰지만, 올해 분위기는 180도 다르다.
김상수는 비교적 나이가 어려 반등의 여지가 있고, 윤성환은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져야 하는 '맏형'이라는 플러스 요인이 있다. 그러나 계약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니다. 보상(당해 연도 연봉 300% 또는 연봉 200%와 보호 선수 20인 외 보상 선수 1명)을 하면서까지 다른 팀에서 군침을 흘릴 가능성이 작다. 삼성 내부적으로 조급함이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