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2018~2019시즌 우리은행 여자 프로농구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이 열린 장충체육관. 2쿼터 작전타임 공연에 나선 걸그룹 라임소다와 함께 낯익은 얼굴들이 등장했다. 신지현(24·부천 KEB하나은행) 이주연(21·용인 삼성생명) 나윤정(21·아산 우리은행) 홍소리(23·OK저축은행)가 익숙한 유니폼 대신 사복 차림으로 코트에 나타났다. 그러더니 걸그룹 AOA의 히트곡 '빙글뱅글'에 맞춰 특별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아이돌 그룹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환상적인 춤 실력을 선보여 경기장을 메운 3600여 명의 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여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선수·감독이 팬과 함께하는 '소통의 잔치'로 치러졌다. 2011년 4월, 챔피언결정전 이후 7년9개월 만에 장충체육관에서 여자 농구 경기가 열린 만큼 다양한 볼거리로 장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안덕수 청주 KB국민은행 감독이 팬과 전광판을 통해 눈싸움을 벌이는 게임을 펼치면서 시작된 이날 경기는 선수들이 3점슛을 시도해 실패할 때마다 각 팀 감독들이 5개씩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이벤트로 이어졌다. KEB하나은행의 강이슬은 일부러 허공에 슛을 던지며 감독들에게 '단체 체력단련'을 안겼다. 팬들은 평소 근엄한 표정으로 벤치를 지키던 '호랑이 감독'들이 낑낑대며 몸을 일으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했다. 2쿼터 경기 중 자유투를 얻은 '팬 투표 1위' 김단비(신한은행)는 관중석에 뛰어들어 직접 팬을 지목해 대신 자유투를 던질 기회를 주기도 했다.
이날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전설들의 귀환'이었다. 과거 여자 농구를 주름잡았던 정은순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 정선민 신한은행 코치, 박정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운영부장 등 레전드가 총출동해 본 경기 시작에 앞서 3 대 3 대결을 펼쳤다. 오랜 기간 유니폼을 입지 않은 탓에 처음엔 어색한 듯 눈치만 보던 이들은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현역 시절을 방불케 하는 슛 경쟁을 펼쳤다. 유영주 전 코치의 2점슛 시도를 정은순 위원이 막아 내고, 전주원 코치가 2점슛으로 첫 득점을 올리며 조금씩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2점슛 3개를 터뜨려 여전한 감각을 자랑한 박정은 부장은 "장충체육관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추억이 많은 곳이고, 오늘 같이 뛴 멤버들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 멤버들"이라며 "여기서 이렇게 뛴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이들은 본 경기 시작 이후에도 각 팀의 벤치에 앉아 후배들을 응원하고 직접 출전도 하는 등 축제를 함께했다.
경기에선 강이슬과 박지수(KB국민은행) 등이 호흡을 맞춘 블루스타팀이 103-93으로 이겼다. 최우수선수(MVP)는 3점슛 10개를 포함, 32득점과 11리바운드를 기록한 강이슬이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 66표 중 61표의 몰표를 받은 강이슬은 득점상과 경기 중간에 펼쳐진 3점슛 콘테스트 1위까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