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분위기 속에서도 K리그 각 구단들의 시즌 준비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각 구단마다 선수들을 영입하며 숨 가쁘게 '오피셜'을 띄우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이적 소식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구단은 울산 현대다.
울산은 이번 이적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구단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 출전해 강한 인상을 심어 준 국가대표 수비수 윤영선을 영입하며 이적 시장의 문을 연 울산은 미드필더 김보경, 공격수 주민규를 연달아 데려오며 전력을 강화했다. 울산의 영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6일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은 FC 서울의 미드필더 신진호를 데려왔고, 그 외에도 몇몇 선수들의 영입을 타진 중이다. 말 그대로 폭풍 영입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울산이 선택한 선수들이 검증된 실력과 경험을 갖춘 이들이라는 점이다. 윤영선은 물론이고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와 J리그 그리고 K리그 경험까지 골고루 갖춘 김보경, K리그1(1부리그) 7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주민규,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해 카타르 SC, 알사일리야 SC 등 중동 무대를 경험하고 K리그로 돌아온 신진호 등 모두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앞으로 영입할 선수들까지 더해지면 최근의 전북 못지않은 '더블 스쿼드'를 꾸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폭풍 영입은 14년 만의 우승 꿈을 이루기 위한 울산의 굳은 각오를 보여 준다. 울산의 목표는 분명하다. 리그 우승과 더 나아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는 일이다. 지난 시즌 정규 리그 3위 그리고 FA컵 준우승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둔 울산이지만 우승 타이틀을 가져오지 못한 아쉬움이 더 컸다. 이 때문에 울산은 발빠르게 정상 등극을 위한 밑 작업에 착수했고 정상급 선수들을 속속 영입하며 이적 시장을 이끌고 있다.
전북만 지갑을 열던 최근 분위기와 달리, 울산이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서면서 이적 시장도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물론 전북은 올 시즌도 영입전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최강희 감독의 공백을 메울 후임으로 조제 모라이스 감독을 영입하며 시즌 준비를 시작한 전북은 경남 FC 돌풍의 주역인 미드필더 최영준, 사간 도스 수비수 김민혁과 강원 FC 골키퍼 이범영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범영이 영입 직후 부상당해 전력에서 장기 이탈한 점이다.
울산과 전북이 쌍끌이하는 이적 시장의 뒤를 잇는 구단들은 의외로 시도민 구단이다. ACL 무대를 밟게 된 경남 FC와 대구 FC가 적극적으로 선수 영입에 나서고 있고, 1부리그 승격을 일궈 낸 성남 FC 역시 전력 보강에 여념이 없다. 특히 사실상 결별이 확실시되는 말컹은 물론이고 최영준까지 내보낸 경남은 이영재·고경민·박기동·배승진 등 알짜 자원들을 영입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FC 서울과 수원 삼성 등 리그를 주도했던 기업 구단들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