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과 6일 양일에 걸쳐 약 4만명의 관객과 함께한 제33회 골든디스크어워즈가 막을 내렸다. 33회 골든디스크어워즈는 공정한 수상 결과와 더불어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무대와 감동적인 순간 등으로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태 무대 탄생기 방탄소년단은 골든디스크어워즈에서 '레전드'로 남을 역대급 무대를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음반 부문 시상이 진행된 6일 'FAKE LOVE' 'IDOL' 무대를 꾸몄다. 첫 곡 'FAKE LOVE'로 시선을 압도한 이들은 엔딩 공연 'IDOL'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로 '이 시대 최고의 아이돌'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IDOL' 무대에 방탄소년단이 타고 등장한 길이 10m, 넓이 4m, 높이 4m의 거대한 해태상은 팬들의 찬사를 끌어내며 시상식이 끝난 뒤에도 온라인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게만 무려 1.5톤이 넘는 해태상엔 멤버가 모두 올라탔고, 해태상은 50m가량을 이동해 돌출 무대까지 전진했다. 해태에서 내린 방탄소년단은 무대 전체를 가득 채운 100명의 안무팀과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레전드 무대로 기억될 역대급 무대를 완성했다. 해태 무대는 제작 기간만 2주 걸렸다. 이 무대를 기획한 윤진희 JTBC 방송 미술팀 감독은 "특수 스티로폼을 조각한 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바, 손잡이 등을 설치했고 방염처리까지 했다. 아티스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만들었다. 무대 레일을 깐 뒤 전동으로 해태가 안전하게 돌출무대까지 나올 수 있도록 수 차례에 걸쳐 수정 보완 작업을 했다. 최대한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호흡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면서 동시에 안전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최종적으로 모든 무대가 제작된 이후에도 이틀 동안 수 십번에 걸친 시스템 리허설을 하며 안전점검을 했다"고 설명했다.
스케일만 크고 놀라운 게 아니었다. 의미있는 메시지도 담아냈다. 정의와 세대·시대·언어·국가·인종·종교를 초월하는 음악의 힘과 메시지를 표현했다. 해태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하고, 정의를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걸어온 행보에서 제작진이 영감을 받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정의롭게 앞으로 나아가며 활발히 음악 활동을 해온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행보와 해태의 의미가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또 음악으로 위안을 주고 단단한 에너지를 주며 팬들을 지키는 방탄소년단의 모습 역시 해태상을 떠올리게 했다"며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방탄소년단의 위상과 행보를 표현하기 위해 해태를 타고 돌출무대까지 전진하는 걸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故 종현, 마지막 골든디스크 본상..민호·태민 대리수상 故 종현을 대신해 음반 부문 본상 트로피를 든 샤이니 멤버 민호와 태민은 목이 메인 듯 어렵게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추모 무대 영상이 펼쳐지자 너무 빨리 떠나버린 젊은 아티스트를 그리는 팬들의 아쉬움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故 종현은 'Poet l Artist'로 음반 본상을 수상했다. 'Poet l Artist'는 그가 생전에 준비했던 솔로 앨범. 갑작스럽게 세상과 작별하게 된 고인과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SM엔터테인먼트에서 유작으로 발표한 앨범이다. 故 종현의 이번 앨범은 음반 본상 후보작 30개 중 12번째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23만 5283장(2018년 12월 22일 기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음반 판매량 70%,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PD, 가요 담당 기자, 음악평론가, 국내 음원 유통사 관계자, 골든디스크어워즈 집행위원 등 30인으로 구성된 가요 전문가들의 심사 점수 30%를 합산해 수상 결과가 정해지는 심사기준에 따라 종현은 최종 본상을 수상했다. 심사 점수는 음반 본상 후보팀 30팀(명) 중 방탄소년단(29.7점), 워너원(19.2점), 트와이스 (18.9점) 등에 이어 7번째(종현 점수 : 11.2점)로 높았다. 음반 판매량과 심사 점수를 합산한 종합 성적에서 본상 후보 30팀 중 7번째로 높아 본상을 수상했다.
샤이니 민호와 태민은 한달음에 골든디스크어워즈를 찾았다. 민호는 영화 스케줄, 태민 역시 개인적인 스케줄이 있었지만 골든디스크어워즈에 참석하기 위해 모든 일정을 조율했다. 민호는 종현의 가족에게도 대리수상을 하러가는 사실을 알리며 "형이 받는 상인데 당연히 가서 대리수상해야 하는 것"이라며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현을 가족처럼, 친 형처럼 아끼는 동생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행동과 결정이었다.
민호는 "우선 종현이 형에게 이런 좋은 상 줘서 감사하고 변함없이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샤이니월드 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대리수상 소감을 전했다. 태민은 "음악과 무대를 사랑했던 우리 종현이 형을 오랫동안 기억해주시고 앞으로도 많이 기억해주시고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눈물을 보였다.
대리수상 소감 직후 나온 故 종현의 스페셜 영상은 팬들이 직접 보내온 사진과 영상으로 제작했다. 골든디스크어워즈 사무국은 시상식 전 아티스트 종현의 스페셜 영상 제작을 위해 직접 팬들이 종현을 찍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적으로 모집했다. 팬들이 직접 보낸 영상과 사진으로 본상 수상을 축하하는 스페셜 영상을 제작해 더 의미가 특별했다. 봄여름가을겨울, 존경의 마음 담은 무대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봄여름가을겨울 무대는 큰 감동을 선사했다. 선배를 존경하는 후배 가수들의 마음이 듬뿍 담긴 무대였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스페셜 공연은 골든디스크어워즈 첫 기획 회의 때부터 나온 아이디어다.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봄여름가을겨울이 후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를 꾸며 세대를 공감하는 공연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한 기타리스트 함춘호 참석이 정해진 후 5일 디지털 음원 부문 출연하는 워너원 김재환이 특별 무대 라인업에 합류했다. 당초 함춘호·김재환·김종진이 함께 하는 무대를 기획하며 첫 미팅까지 했으나 전태관이 위독해졌다는 연락을 받고 진행된던 무대가 올 스톱됐다. 이후 전태관이 세상을 떠나면서 김종진은 스페셜 무대를 엎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후배 가수들이 꾸미는 무대 기획을 이어나갔고 워너원 이대휘와 '안녕 또 다른 안녕'의 리메이크 무대를 부른 적 있는 정인까지 합류하며 무대를 완성했다. 김종진은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힘든 상황에도 골든디스크어워즈 현장을 찾았다. 또 후배들과 함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열창하며 뜨거운 울림과 감동을 전하는 무대를 완성했다.
이날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김종진은 "1992년도에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라는 곡으로 골든디스크 상을 받았을 땐 그때 둘이 올라왔지만 지금은 혼자 올라왔다. 지난 30년 동안 음악을 했다. 저희 봄여름가을겨울이 한 게 아니라 여러분이 음악을 들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30년간 음악활동을 하는게)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히며 봄여름가을겨울 음악을 사랑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