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극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드라마가 늘어나면서 유통 업계도 때아닌 특수를 누린다. 화제를 모으는 JTBC 드라마 'SKY캐슬'에 협찬했다가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할 정도로 입소문을 탄 제품이 탄생하고, 특정 여배우가 사용하면서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한 화장품 브랜드도 나왔다.
23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는 '예서책상'이라는 단어가 상위권에 올라왔다. 예서책상은 최근 시청률 22.3%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SKY캐슬'의 주인공인 염정아의 딸 역으로 나온 김혜윤이 사용하는 1인용 독서실 책상 '스터디큐브'다.
스터디큐브는 미닫이문이 달려 있어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어서 240만원대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수험생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하지만 'SKY캐슬'에 PPL로 나온 뒤에는 수험생은 물론 자녀가 있는 학부모 사이에도 문의가 늘었다는 후문이다. 스터디큐브 인터넷 주문 페이지에는 '주문량이 매우 많아 배송 스케줄이 밀려 있는 상태다. 결제 전 전화 문의를 해 달라'는 공지 문구가 쓰여 있다.
스터디큐브 관계자는 "판매는 물론 문의 전화도 폭주 중이다. 자부심을 갖고 만든 우리 제품을 알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기 드라마를 타고 판매량이 늘어난 제품은 또 있다. 송혜교와 박보검이 연인으로 출연하는 tvN 드라마 '남자친구'의 PPL 제품인 립스틱이다.
여자 주인공 송혜교는 자신이 모델이기도 한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의 '에센셜 립세럼 스틱 4호 로즈레드'를 극 중 직접 발랐다. '차수현 립스틱'이란 애칭을 얻은 이 제품은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6배나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 에센셜 립세럼은 2016년 출시돼 신제품이 아님에도 방송 이후 백화점 주요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며 "립세럼 라인 전체로 봤을때 전년 대비 3배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PPL은 아니지만 스타가 사용한다고 직접 말하면서 완판된 제품도 있다. 바로 섬유유연제 다우니어도러블이다.
글로벌 스타 BTS의 멤버 정국은 지난 20일 팬카페 채팅 중 "빨래를 하고 자겠다. 향에 되게 예민해서 세제 넣을 때 섬유유연제를 좀 첨가한다. 다우니의 어도러블을 쓴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제품은 이틀 만에 모두 팔리는 기현상을 빚었다.
정국은 공식 SNS에 "저 섬유유연제 거의 다 써서 사야 하는데…다 품절, 대단해 아미"라고 썼다.
정국의 한 팬은 지난 22일 "예상치 못한 상품 주문 폭주로 두 달치 판매 수량이 하루 만에 판매됐다"는 등 해당 섬유유연제 판매 업체가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PPL 경쟁이 과열되면서 방송이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 역시 "PPL을 통해 입소문 나는 제품이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광고를 잘 한다고 제품력에 연결되는 것은 아니어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