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은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2016) 이후 2년 동안 작품 공백기를 가졌다. 휴식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박보검을 향한 관심은 치솟았다. 심지어 박보검이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자 차기작으로 사극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을 정도였다. 그가 장고 끝에 선택한 작품은 tvN 수목극 '남자친구'. 박보검은 극 중 자유롭고 맑은 영혼을 가진 김진혁을 연기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감내하는 용기 있는 남자로 분했다.
박보검은 tvN '응답하라1988'에선 소년 같은 최택을, '구르미 그린 달빛'에선 청년 왕세자의 당찬 모습을 보여 줬다. '남자친구'에선 청년이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 냈다. 역할처럼 박보검도 '너스레'가 익숙한 20대 후반이 됐다. 얼토당토않은 '연기력 논란'에도 "하품을 더 크게 할 걸 그랬다"며 눙칠 줄 아는, 능청스러움도 생겼다. 한국 나이로 27세, 세월이 빠름을 실감한다는 박보검은 올해 더 다양한 연기를 펼치겠다며 팬들이 반길 만한 소식을 전했다.
- 연기를 2년이나 쉬어 많은 팬들이 기다렸다. "작품 활동이 없어 쉬었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구르미' 이후 1년간은 오롯이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는 데 전념했고, 나머지 1년간은 민박집 알바(JTBC '효리네 민박2' 출연)도 하고 올림픽 성화 봉송도 하고, 백상예술대상이라는 큰 시상식에서 진행도 맡았다. 쉼 없이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 '남자친구'를 선택한 이유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신선했다. 또 매회 엔딩이 정말 재미있었고, 캐릭터의 마음가짐이 예뻤다. 김진혁은 가족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남자다. 그런 매력이 뚜렷해 좋았다."
- 정통 멜로는 처음이었는데, 스스로 평가해 본다면. "현대극은 오랜만이었다. '응답하라1988'도 어떻게 보면 시대극이고,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극이었다. 그래서인지 더 떨렸고, 부담감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김진혁을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잘했는지 모르겠다.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건 매한가지다."
- 어떤 점이 아쉬운지. "김진혁이라는 인물을 첫 회부터 끝까지 확실하게 표현했는지 잘 모르겠다. 공감할 수 있고, 많은 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힘을 끝까지 잘 끌어와야 했는데, 그걸 잘했는지 아쉽다."
-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린 작품이었다. "그래도 따뜻하고 잔잔한 드라마였다. 바라보는 시각은 당연히 다를 수 있고 그런 의견 또한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진혁을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생각뿐이었다. 감사하게도 육아에 지친 분들이 아이를 재운 뒤 보면서 위로받는다는 말을 많이 전해 들었다. 감동받았다. 우리 드라마로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열심히 했다."
- 송혜교·박보검이라는 톱 스타 캐스팅에 비해 시청률이 아쉽다는 이야기도 있다. "제작발표회 때도 얘기한 건데, 시청률에 연연해하지 않고 주중에 편안히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 기록도 너무 감사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지 않나. 그래서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변함없이 꾸준히 봐 주신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 송혜교와 호흡은 어땠나. "송혜교 선배님과 함께하게 돼 신기했다. 잘 챙겨 주셨고, 차수현이라는 인물을 생생하게 잘 그려 주셔서 김진혁을 연기할 때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많이 배웠다."
- 어떤 점을 배웠나. "선배님은 그동안 많은 작품을 통해 경험과 연륜이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래서 대본을 읽는데 선배님 대사가 들리기도 했다. 나도 앞으로 공부를 많이 하고 작품도 많이 보고 연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송혜교와 띠동갑이었는데 나이 차이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 "선배님이랑 나이 차이를 느낄 만큼 이야기가 안 통하지도 않았고, 서로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
- 김진혁은 박보검과 비슷한 점이 많았는데, 그 점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비슷한 결을 가진 친구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진혁이 박보검은 아니었다. 언젠가 또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릴 테고, 그래서 작품을 선택할 때나 연기할 때 그런 고민은 크게 하지 않았다."
- 연기가 아쉬웠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부족했으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거라고 생각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기 연습도 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팬분들이 메시지를 보내 줘 하품하는 장면에 대한 의견을 알게 됐다. 나는 정말 그렇게 하품하는데, 입을 더 크게 벌리고 할 걸 그랬다. 근데 당연히 그런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