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쏟아진다. 침체된 시장의 유일한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국산·수입차 모두 신차 라인업의 상당수를 대형 SUV로 구성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시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대형 SUV로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쌍용자동차 G4렉스턴·기아자동차 모하비 등이 있다.
이 중 작년 12월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잠잠했던 대형 SUV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전 계약 기간인 8일(영업일 기준) 만에 2만506대의 계약 건수를 달성했다. 이는 국내에 출시된 차종 중 일평균 사전 계약 대수 기준으로 신기록이다. 지난달 정식 출시 이후 이 같은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현재 누적 계약 대수는 4만여 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금 주문하면 6개월 이후에야 출고될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맞서 쌍용차는 연초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 맞불을 놓은 상태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작년 내수 판매 4만 대를 돌파한 렉스턴 스포츠의 롱보디 버전이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흥행 성공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한국GM도 북미 시장에서 연간 10만 대 이상 판매되는 쉐보레 대형 SUV '트래버스'를 들여올 계획이다.
수입차 공세도 만만치 않다.
BMW는 지난달 30일부터 대형 SUV 뉴 X7의 사전 계약에 돌입했다. 올 2분기 내 출시 예정인 X7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데뷔를 한 BMW X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이다. 3열이 마련된 7인승 SUV로 길이는 5m가 넘고 너비는 2m, 휠베이스는 3m를 훌쩍 넘긴다.
앞서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대형 SUV ‘뉴 파일럿’의 부분 변경 모델을 국내에 선보였다. 안전 사양이 한층 강화됐고, 2열 시트를 손쉽게 접을 수 있는 워크 인 스위치를 통해 3열 승하차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혼다코리아는 월 150대 정도를 판매해 연간 1800대가량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국내 수입 SUV의 최강자인 포드가 9년 만에 완전 변경을 거친 ‘익스플로러’ 6세대 모델을 내놓는다. 익스플로러는 작년 국내에서 6909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수입 대형 SUV 1위를 차지한 바 있어 올해도 흥행을 이어 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 벤츠와 아우디는 ‘더 뉴 G-클래스’와 ‘Q8’의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팰리세이드 돌풍에 경쟁사들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올해는 국산차·수입차를 막론하고 신차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대형 SUV 시장이 신격전지로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