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영 중인 MBC 주말극 '신과의 약속'에서 우나경 역을 맡고 있는 오윤아. 성공에 대한 욕망이 지나쳐 악녀, 악처란 얘기를 듣고 있지만, 아들을 지키기 위한 모성애는 남들에 뒤처지지 않는 인물이다. 피가 섞인 아들은 아니나 진심으로 아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으로 결코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악녀의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오윤아는 드라마와 함께 예능도 병행했다. MBC '진짜사나이300'을 통해 악바리 본능을 뿜어냈다. 체력적 한계를 느꼈지만 아들을 생각하며 이 악물고 견뎌냈고 멋진 엄마의 도전기로 마침표를 찍었다. 실제로 만난 오윤아는 털털하고 웃음이 많았다. 그리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그녀의 집념이 묻어났다. 그래서 더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게 만들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힘들지만 쉼 없이 일을 해오고 있다. "작년에 자책을 많이 하는 시기였다. 그래서 열심히 뭔가를 해야 했다. 뭔가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았다. 근데 열심히만 했던 것 같다. 계획도 없이 열심히만 살았던 해인 것 같아서 후회도 남고 몸도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열심히 살되 계획적으로 살고 날 좀 돌아보는 시기를 가져야 하지 않나 싶다. 한살 한살 먹을수록 만족이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 불만족스럽다. 그래서 이제 좀 뭐라도 해보려고 한다. '진짜사나이300'도 그 타이밍에 들어왔다. 그래서 거침없이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몸을 안 사렸던 것 같다."
-지칠 법도 하다. "요즘 촬영하는데 눈도 떨리고 힘들더라. 항상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사람이라는 게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것 같다. 너무 생각하지 않고 몸을 혹사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하면서 가려고 한다. 몸이 건강하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 같다. 좀 쉬면서 생각을 하려고 한다. 조급함도 있었던 것 같다. 30대 후반이라 그랬나. 이젠 좀 릴랙스가 되는 것 같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돈보다 행복이 중요하고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부터 잘 지키면서 살고 싶다."
-쉬면 주로 무엇을 하나. "아이랑 시간을 많이 보낸다. 일이 많을 땐 일주일에 2, 3번 볼 때도 있다.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항상 아이한테 미안하다. 아이도 그래서 그런지 떼도 많이 쓰고 속상한 티를 많이 낸다. 아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계획을 짜고 있다."
-엄마가 된 후 달라진 점은. "아무래도 나이가 있고, 아픈 아이(발달장애)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지 연기하면서 엄마들의 심정을 더 자주 생각하는 것 같다. 연기하다 보면 아이가 정말 소중하다는 걸 많이 느낀다." -'진짜사나이300'은 어땠나.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몸이 너무 부었다. 차를 못 탈 정도로 거동이 불편했다. 집에서 하루 반신욕하고 자려고 하는데 그때부터 몸이 아팠다. 몸이 아파서 식은땀을 흘리고 헛소리를 하고 악몽을 꿨다. 이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나 싶었다. 소리 지르고 그런 장면도 나오지 않았나. 괜히 그런 게 아니다. 발목이 약한데 산악 행보를 했다. 중간에 하혈도 했다. 근데 또 뛰라고 하더라. 너무 힘든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서러움에 소리를 막질렀다."
-'악바리'란 별명을 입증했다. "진짜 깡으로 버티다가 나중에는 멘탈이 붕괴되어 폭발했다. 오기로 버텼다. PD님이 내가 악바리라는 소문을 어디서 들은 것 같다. 나를 그렇게 데려가고 싶어 하더라. 체력적으로 보여준 것도 아닌데 나를 왜 이렇게 데려가고 싶어 하나 했는데 그런 오기가 좀 있어서 기왕에 한 거 잘 해내고 싶었다. 이젠 좀 편하게 살고 싶다."
-또 예능 제안이 온다면. "리얼리티에 매력을 느꼈다. KBS 2TV '발레교습소-백조클럽' 하면서 나이와 아줌마라는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나를 나로 봐주는 게 좋았다. 나의 이런 마인드가 시너지를 일으켜 사람들에게 이런 감동을 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터에 MBC '진짜사나이300' 제안이 들어와서 하게 된 것이다."
-욕심이 나는 프로그램이 있나. "평소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굉장히 가정적이다. 백종원 대표님을 너무 좋아한다. '백종원 레시피'를 맹신한다. 나만의 비법으로 만들었던 함박스테이크를 백종원 레시피로 만든 후 빠른 시간 안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백종원 대표님이 출연했던 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 게스트로 나간 적이 있다. 그때 스스로 어필을 정말 많이 했다. 근데 부르지 않더라. tvN '집밥 백선생' 이런 프로그램은 정말 탐이 나더라. 백종원 대표님의 아내인 소유진 씨랑 인연이 있을 뻔했는데 만남이 불발됐다. (이)시영이랑 친하더라. 팬심을 한번 전달하려고 한다.(웃음) 하도 많이 어필해서 아마 알 것이다. '3대천왕'에 출연했을 때 말을 많이 시키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차기작 계획은. "아직은 쉬고 싶다. 근데 또 모르겠다. 오는 작품 중에 또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할지도 모른다."
-영화에 대한 갈증은 없나. "영화가 하고 싶은데 드라마를 하다가 영화를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감독님이 쓰고 싶어 한 적이 있는데 제작사에서 좀 더 영한 쪽으로 한다거나, 드라마를 많이 하다 보니 드라마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건지, 부족한 면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기회가 닿지 않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좋은 작품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영화 쪽은 저예산 영화나 독립영화도 있으니까 굳이 따지지 않고 도전해보고 싶다. 영화를 너무 하고 싶은 사람 중 하나다. 연기를 좀 다양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하고 싶다."
-롤모델이 있나. "고두심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인데, 가끔 한마디씩 해주면 그 말이 잊히지 않는다. '대사 한마디를 할 때 진심으로 하라'고 얘기해준 적이 있다. 그게 내 연기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선생님의 그런 마음 때문에, 지금도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배우가 됐구나 싶었다. 그렇게 연기하는 게 꿈이다."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최근에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봤다.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 편안하게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고 그런 삶이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