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과를 전공한 대학생이 프로 야구단에 입사했다. 임무는 두 가지다. 소속팀이 더 나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 그리고 감성을 접목하는 일이다.
야구팬은 모두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를 즐긴다. 이희원 KT 데이터 기획팀(이하 데이터팀) 매니저도 대학 시절에는 스포츠 구단과 동떨어진 과에서 수학했다. 그러나 야구를 좋아했고 숫자를 다루는 자세가 익숙했다. 통계와 수치로 야구를 분석하는 세이버매트릭스에 매료됐다. 그리고 대학 시설 내내 기록과 숫자로 야구를 바라봤다.
KT는 2019시즌을 앞두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감독, 단장까지 교체했다. 의미 있는 행보가 있었다. 전력 분석팀의 임무를 세분화했다. 분석은 야구인 출신이 주축을 이룬다면 신설된 데이터팀은 기록, 숫자를 이용해 경기력 향상을 지원한다. 이희원 데이터팀 매니저는 대학 시절 야구와 숫자를 테마로 전문 지식을 쌓았고, KT가 데이터 팀을 분리 운영하면서 야구단에 입성했다. 팀의 방향성과 이 매니저의 포부가 맞아 떨어졌다.
야구팬이라면 세이버매트릭스에서 생산된 콘텐트에 신뢰를 보낸다. 구속뿐 아니라 타격·투구 분석을 심화할 수 있도록 개발된 트랙맨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KT 데이터팀은 트랙맨 등 숫자, 기록으로 경기력 향상을 지원한다. KT는 "데이터 팀은 선수 영입, 성장, 퇴보, 은퇴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를 모두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다수 팀이 기록 정보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 KT도 보조를 맞췄다.
이희원 매니저는 KT 데이터 팀의 막내다. 입사 2년 차에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자신의 역량 향상과 전문 영역 확장을 위해 매일 야구 공부를 하고 있다. 그는 "나는 전문적으로 운동을 한 사람이 아니기에 선수 근린에서 호흡할 수 있는 자체가 신기하다"며 웃었다.
아직은 스프링캠프 운영에 전방위로 투입된다. 피칭 머신 앞에 서기도 한다. 실전 경기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데이터 팀의 수집 정보는 큰 의미를 지니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매니저는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는다. 그는 "선수의 성격은 숫자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선수 성격은 유의미한 지표다. 캠프에서 직접 호흡하거나, 내 일을 마친 뒤 주시한다. 한걸음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예민한 선수일수록 수집, 정보화된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부문을 언급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호흡할 생각이다. 2019시즌 목표도 "컴퓨터 앞에 앉아 수치만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선수, 지도자와 함께 호흡하며 고충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 더 긍정적인 소통이 가능할 수 있다. 숫자에 감성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