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국경없는 포차'는 지난해 11월 불거진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 중 하나다. 마이크로닷은 지난해 9월 프랑스 도빌에서 진행한 촬영에 참여했다. 제작진이 '비밀 병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논란으로 인해 편집이 불가피했다.
마이크로닷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 처음에는 도빌 촬영분을 통편집하는 방향도 생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박중훈·신세경·이이경·안정환 등 다른 출연진의 고생과 노력을 고려해 최대한 살리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우선 파리-도빌-덴마크 순으로 진행한 촬영을 파리-덴마크-도빌로 바꿔 방송해 편집할 시간을 벌었다.
제작비상의 손해는 얼마일까. 한 예능국 PD는 "제작비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출연료다. 해외 촬영이라고 해도 체류비나 진행비보단 출연료가 더 세다. 출연료는 회당으로 계산하는데, 예능은 처음부터 회차를 정해놓고 촬영하는 방식이 아니다. 분량이 사라진 만큼 출연료를 적게 썼을 수도 있고 다양한 변수가 있다. 완전히 폐기한 게 아니라 큰 손해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무형의 피해는 있을 수밖에 없다. 13일 방송된 도빌 편을 보면 많은 장면이 원거리에서 찍은 풀샷으로 담겼다. 앵글이 한정적이어서 비슷한 장면이 반복됐다. 마이크로닷은 모자이크 처리한 뒤 자막으로 가려 존재를 완전히 지웠다. 포차 별 분량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앞서 파리 포차는 8화, 코펜하겐 포차는 5화였지만 도빌 편은 2회 이하로 마무리된다. 박중훈·신세경·이이경·안정환의 분량이 대폭 줄어들었고 포차 크루들이 함께한 장면은 대부분 못 쓰게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방송사에서 마이크로닷에 정확한 손해 배상을 요구하긴 힘들다. 방송 관계자는 "대부분의 출연 계약서에 사회적 물의나 스캔들을 일으킨 출연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마이크로닷은 본인의 법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적용하기가 모호해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닷은 부모가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총 20억 원에 달하는 사기를 저지르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채널A '도시어부' 등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전화번호를 도용, 피해자들에게 전화해 합의를 시도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