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바하(장재현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정재는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정재는 "연기 뿐만 아니라 소속사 운영을 비롯해 제작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말에 "회사 경영은 전혀 관여를 안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당연히 연기에 관심이 더 많다. 지금은 대표 이사님도 따로 있어서 맡기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영화 '남산'을 제작하기 위해 오랜시간 애쓰고 공들였다. 감독과 배우 캐스팅 윤곽까지 나왔지만 이견이 생기면서 백지화 됐고, 감독이 여러차례 바뀌는 등 고충을 겪은 후 현재는 프로젝트가 잠정 보류 된 상황이다.
"감독님들이 손 놓은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하게 고백한 이정재는 "한 분은 '이 이야기가 시의성이 맞는지 좀 더 고민을 해 봐야할 것 같다'는 조언도 주셨다. 감독님들과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달랐던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멜로 시퀀스다. 크지는 않은데 작지도 않은, 중요한 신들이 세 개 정도 있다. 그 설정이 아주 매끄럽게 정리가 안 되다 보니까 과정에도 진척이 없다. 영화 마지막 부분과 연결되는 스토리인데 그게 좀 잘 안 풀린다. 그걸 푸는 분에게 이 영화를 맡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멜로 잘하는 감독님 어디 안 계시나. 기다리겠다"며 호탕하게 웃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다시 직접 멜로 연기를 해 볼 생각은 없냐"고 묻자 "왜 없겠나. 핑계일 수도 있지만, 늘 하는 말일 수 있지만 멜로 장르의 작품이 정말 많이 없다"고 털어놨다.
"정우성과 함께 출연하려고 기획했던 작품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안다. 같이 멜로를 해도 좋을 것 같은데"라는 말에는 "둘이 한 여자 두고 머리 뜯고 싸워야 하는건가?"라며 또 한 번 미소짓더니 "김성수 감독님과 '감기'가 나오기 전에 함께 하려고 했던 작품이 있었는데 '감기'를 예상보다 빨리 시작하게 되면서 밀렸고, 남배우 열 댓명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프로젝트도 있었는데 그것 역시 해당 영화의 감독님이 접었다. 그렇게 밀리다 밀리고, 기회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보니 어느 덧 20년이 지났다. '외부에서 감 떨어질 때 기다리다가는 안 되겠다. 우리끼리 감나무를 심어서라도 따야겠다'는 마음에 함께 진행해 보려 했던 것들도 있는데 여의치 않더라. 여전히 준비 중인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선택할 때 전작과 비교해 캐릭터의 직업군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이정재는 "들어오는 시나리오들을 보면 여전히 형사가 많다. 스토리는 맨 마약 이야기다. 물론 비리 형사에 마약 이야기라도 재미있으면 할텐데 안 봐도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든다. 요즘 코미디가 대세인데 난 코미디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좋은 작품을 빨리 찾고 싶다. 그래도 상반기에는 차기작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열일을 약속했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