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안항공이 하와이 문화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약 7200여명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와이어 인증제를 도입했다. 2월 ‘하와이어의 달’을 맞아 발표된 이 제도는 하와이 고유 언어 보존과 인식 제고를 위해 마련됐다.
짐 린드(Jim Lynde) 하와이안항공 인사 총괄 수석 부사장은 “대다수의 하와이안항공 직원들은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자라왔기에 하와이어를 사내 주요 언어 중 하나로 지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이를 통해 하와이안항공 직원뿐만 아니라 승객들에게도 하와이어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와이안항공은 하와이어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이번 인증제를 개발했다. 하와이어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 래리 기무라(Larry Kimura) 박사와 하와이 문화를 학계에 알린 하와이 대학의 레이라니 베샴(Leilani Basham) 교수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레이라니 베샴 교수는 “하와이안항공 임직원들과 함께 하와이어의 일상화를 위한 인증제도를 개발하는 것은 매우 기쁘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며 “이와 같은 활동들을 통해 하와이안항공이 하와이 원주민과 문화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함께 상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와이어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하와이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하며 별도의 말하기 및 읽기 시험도 거쳐야 한다. 인증을 받은 직원들은 하와이주 깃발이 새겨진 명찰을 달게 된다. 하와이안항공은 한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사모아어 등 각자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언어의 국기를 직원들 명찰에 표기하고 있다.
하와이어 인증제는 하와이어에 능통한 13명의 직원들이 속해있는 하와이안항공 기내 서비스 부서가 주도한다. 이 제도를 통해 보다 많은 직원들이 하와이어를 구사하게 됨에 따라 향후 항공기 운항, 일상 업무, 고객 응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와이어가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비 나카넬루아-리차드(Debbie Nakanelua-Richards) 하와이안항공 지역사회 서비스 담당 이사는 “하와이어 인증제 도입은 전 직원들에게 매우 뜻 깊은 순간이자 하와이어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언어는 문화보존에 있어 강력한 도구인 만큼 하와이어 인증제를 통해 하와이 섬들의 역사와 본질을 이어가는데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하와이안항공은 언론매체 대상 이번 인증제의 공식 도입을 알리는 자료를 영어와 하와이어로 동시에 제공하는 등 하와이어 인식 확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와이안항공의 대표적인 하와이 문화지원 사업은 직원 대상 하와이어 및 훌라 수업, 각 항공기에 하와이어 명칭 부여, 신규취항 기념 하와이 전통 축하행사 등이 있다. 최근에는 직원 및 방문객을 위한 하와이 문화자원 센터를 본사 내에 개관했다. 이 곳에서 오는 3월 한 달간 하와이어 책, 예술품, 라우할라(lauhala)로 짜인 매트와 바구니, 전통 악기 등이 전시된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하와이의 문화, 언어, 지리 및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90년 역사를 지닌 하와이안항공은 승객들에게 하와이어 ‘Mea Ho’okipa(I am host: 내가 주체가 돼 고객에게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반영한 고유의 환대 문화를 제공해왔다. 특히 지난해 호놀룰루-힐로 노선 4편과 호놀룰루-라스베가스 노선 2편에 한해 탑승 및 기내 안내 방송이 하와이어로 진행되는 특별 항공편을 운항했다. 지난 12월에는 하네다-코나 노선 취항 2주년을 기념해 국제선에는 처음으로 해당 노선에 하와이어 항공편을 운항했다.
하와이안항공은 이와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10월 하와이관광청으로부터 ‘레거시 어워드 (Legacy Award)’를 수상했다. 이 상은 하와이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지역 단체에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