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사건·사고로 위기에 몰린 LG 트윈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윤대영(25)에게 임의탈퇴 징계를 내렸다.
LG 내야수 윤대영은 24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윤대영은 24일 오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앞 도로에서 술에 취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차를 도로에 세운 채 안에서 잠들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06%로 나타났다. 경찰에 적발돼 잠에서 깨는 과정에서 브레이크에 올려 둔 발을 실수로 떼 앞에 서 있었던 순찰차 후미와 접촉하는 사고도 냈다. 경찰에 임의동행해 조사받고 귀가했으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윤대영이 새벽 5시까지 술을 마신 뒤 대리 운전기사를 기다렸지만, 대리 운전기사가 오지 않아 8시쯤 운전대를 잡았다"고 밝혔다.
윤대영의 음주운전은 귀국 12시간 만에 벌어졌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호주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뒤 선수단과 함께 23일 오후 8시께 귀국했다. 구단 관계자는 "윤대영이 25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일본 오키나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 또는 상실감으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LG는 구단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 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강화된 상황에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정했다. 본인도 구단 결정에 동의했고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이종범 LG 2군코치의 외조카이자 키움 이정후와 사촌지간으로 더욱 잘 알려진 윤대영은 2013년 NC 2차 4라운드에 입단한 뒤 2015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지난해 1군에 데뷔했고, 통산 11경기에서 타율 0.217를 기록했다. 2018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4 8홈런 37타점을 기록, 내야 거포 유망주로 기대받았다. 그만큼 임의탈퇴 결정까지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차 단장은 "윤대영은 우리 팀의 유망주 1위 선수다. 그러나 팀이 먼저"라고 했다.
LG의 이처럼 강한 징계 결정에 대한 배경은 이미 전지훈련 도중 한 차례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1차 전지훈련이 진행 중이었던 지난 11일, 소속 선수 차우찬과 오지환·임찬규 등이 호주 시드니 시내의 한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구단 발표에 의하면 휴식일에 일부 선수들이 쇼핑몰을 구경하다 그 안에 있는 카지노에 잠시 들러 게임했고 베팅 액수는 500호주달러(약 40만원)였다고 한다. 그 금액이 아무리 적다 하더라도 해외 카지노 출입은 한국에서는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일시 오락'으로 형법상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이는 엄연히 불법이다. KBO는 세 선수에게 엄중 경고하고, LG 트윈스 구단에는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그런데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건·사고가 또 터졌다. 20대 이상의 선수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음주 및 각종 사고를 막을 순 없겠지만, 최근 논란을 겪었기에 구단과 선수 모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특히 구단은 선수들에게 철저한 교육으로 주의를 줘야 할 의무가 있다. 앞서 카지노 방문 논란 직후에도 '철저한 교육을 통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기에 LG는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카지노 출입으로 선수단에 각별한 주의와 당부를 줬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또 발생했다"며 "그래서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 단장은 "(윤대영의 임의탈퇴 징계로 선수단에) 메시지가 잘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 등 구단이 가능한 한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앞서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주축 선수들이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윤대영에게는 최고 수준의 징계가 내려졌다. 윤대영이 1군 주전 선수가 아니기에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게 아니냐는 시선이 향할 수 있다. 구단은 "윤대영은 유망주 1위 선수로 팀에 꼭 필요한, 아끼는 선수였다"는 말로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