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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용 과자에 섭취 권장 연령이 제대로 표시돼 있지 않고 영양 성분도 성인 기준으로 표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지난 4일 대형 마트에서 판매 중인 영·유아용 과자 30종(남양유업·매일유업·보령메디앙스·일동후디스·풀무원)을 조사한 결과, 섭취 권장 연령을 표시한 제품이 하나도 없었다고 6일 밝혔다.
영양 성분 역시 영·유아 기준이 아닌 성인 기준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영·유아는 나트륨·당 등 영양 성분 권장량이 성인과 비교해 크게 적어 성인 기준으로 표기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아이에게 먹일 경우 과다 섭취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영·유아의 나트륨 일일 권장량은 120∼1000mg으로 성인(2000mg)에 비해 크게 적으며,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도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성인 권장량은 50g, 영·유아는 13.8∼35g으로 차이가 크다.
컨슈머리서치가 조사한 과자 30종은 2015년 조사에서 모두 권장 연령을 제대로 표기하고 있었고, 그중 17개 제품은 영양 성분도 유·아동을 기준으로 표시했다.
3년 만에 표기가 달라진 것은 식약처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식약처는 영·유아 식품이 더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제조될 수 있도록 살균 또는 멸균 공정을 거치는 등 제조·가공 기준을 강화했다.
이 기준을 만족해야 영아 또는 유아를 섭취 대상으로 표시해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과자류의 경우 재료 특성상 멸균 공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보니 영·유아용 식품으로 허가받지 못한 채 일반 식품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어 월령 표시 등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영·유아 식품의 안전 기준 강화도 중요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강화로 사각지대가 생긴 만큼 이를 보완하고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