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성장에 한계를 느낀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이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화생명은 올해 베트남 1위 기업 빈(VIN)그룹과 협력해 소액 대출과 할부금융 사업 진출을 타진 중이다. 향후 합작사 설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현지에서 설계사를 양성해 베트남에 적합한 상품과 영업 방식을 펼치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 2016년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실적이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10년 만에 시장점유율 8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현대해상은 베트남 손해보험사 비엣틴은행 보험회사(VIB)의 지분 2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이를 통해 베트남 신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VIB는 베트남 은행 업계 2위인 비엣틴은행의 자회사다.
KB손해보험도 현지 보험 업계 3위인 바오민보험의 지분 일부를 인수해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래에셋생명도 베트남 프레보아생명 지분 50%를 인수해 지난해 5월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을 출범했다. 이는 현지 생명보험 업계 10위 규모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수입 보험료 성장률 업계 1위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015년 베트남 손해보험 시장점유율 5위인 피티아이(PTI)손보 지분 37.3% 인수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 피티아이손해보험은 영업 확대로 지난해 베트남 보험사 3위권까지 올라섰다. 더불어 미얀마에 국내 손보사로는 최초로 현지 사무소를 열고, 신규 라이선스를 신청해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삼성화재는 이미 유럽·베트남·중국·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고,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각각 27억2200만원, 2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현대해상도 일본·중국·미국·싱가포르·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베트남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의 2.0%, 2.4%에 불과한 수준이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매출액)도 15억7000만 달러(약 1조7654억원)로 한국 손보 시장 원수보험료(약 60조원)의 약 30분의 1 수준에 불과, 보험사 입장에서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금융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속속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것은 고도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보험사 간 베트남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