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19'에 순풍이 불고 있다. 주중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에 나란히 출격한 네 팀이 모두 무패의 성적을 거두며 기분 좋게 주말 K리그를 치르게 됐기 때문이다. 네 팀의 활약이 관중의 발길을 다시 한번 경기장으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1 1~3위 자격으로 ACL에 출전한 전북 현대와 경남 FC, 울산 현대 그리고 FA컵 우승팀 대구 FC는 지난 5∼6일 열린 첫판에서 2승2무의 성적을 합작했다. ACL 단골손님이자 우승 경험도 있는 '현대가' 전북, 울산 두 팀의 선전은 물론이고 한국 시·도민 구단 사상 첫 ACL 출전의 쾌거를 이룬 대구와 경남도 거침없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특히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 대구는 그 어렵다는 호주 원정길에서 멜버른 빅토리를 3-1로 완파하고 창단 이후 ACL 첫 승을 따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급 외인' 세징야와 에드가를 앞세운 대구는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 올라 토이보넨과 일본 국가대표 출신 혼다 케이스케 등이 뛰고 있는 멜버른을 상대로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세징야가 1골 2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황순민과 에드가도 골맛을 보며 달구벌표 '쓴맛'을 톡톡히 보여 줬다. 기대 이상의 경기를 펼친 대구는 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1 홈 개막전을 앞뒀는데, 마침 신축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로 옮기고 치르는 첫 경기라 매진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존 대구스타디움보다 접근성이 뛰어난 DGB대구은행파크가 가져올 효과 그리고 K리그1 개막전에서 '1강' 전북을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두고 ACL에서 승리를 따낸 대구의 경기력이 더해지면 9일 제주전에 구름 인파가 몰릴 수도 있다. 실제로 대구 홈경기 예매 채널인 티켓링크에선 W석과 N석·테이블석 등이 모두 매진됐고 1만2000여 석 중 약 2000여 석만 남아 있어 매진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대구의 배턴을 이어 받은 경남도 마루앙 펠라이니, 그라치아노 펠레 등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이 버티고 있는 산둥 루넝(중국)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연속골로 역전했다가 아쉽게 동점골을 허용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는 '꿀잼' 경기로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경남을 대표했던 외국인 선수 말컹이 빠졌지만 'EPL 특급' 조던 머치 그리고 네게바와 룩 카스타이노스, 새로 영입한 김승준 등이 활약하며 올 시즌도 '해 볼 만하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경남은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를 치르는데, 이 경기도 일찌감치 6000석 이상 팔려 나가며 흥행을 예고했다.
'김민재 더비'로 불린 베이징 궈안(중국)과 경기서 3-1 완승을 거둔 전북도 K리그1 개막전에서 미뤄 뒀던 시즌 첫 승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원정길에 나섰다. 전북과 주말 K리그1 맞대결을 펼칠 상대는 수원 삼성. '명가'로 불렸던 수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두 팀 모두 사령탑이 바뀐 뒤 처음 치르는 맞대결이라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수원은 이임생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첫 경기에서 울산에 패했으나, 강도 높은 압박 축구를 구사하며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가다.
호주 시드니로 원정길에 올랐던 울산은 시드니 FC와 0-0 무승부로 승점 1점을 얻고 돌아왔다. '우승 후보'로 불리며 전북의 대항마로 손꼽힌 팀이 가져온 성적표치곤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이 많지만, 어느 팀이든 힘겨워하는 장거리 원정인 데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강풍 속에서 실점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ACL에서 풀지 못한 아쉬움을 K리그1에서 시원하게 풀어낼 가능성도 있다. 울산은 오는 10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강원 FC와 원정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