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는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이 단 하나도 없었고 스트라이크 비율도 68.4%(76구 중 52구)로 높았다. 팀은 6-1 승리.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2경기 8이닝 무실점)에서 보여준 무실점 행진이 막을 내렸지만 합격점을 줄 수 있는 내용. 개막전 선발 후보다운 모습이었다. 전날 흔들린 윤성환(3이닝 6실점)과 비교해도 안정감이 두드러졌다.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헤일리는 2회 1사 후 유한준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맞고 첫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윤석민의 1루 땅볼로 2사 3루. 실점 위기 상황에서 7번 오태곤을 5구째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2-0으로 앞선 3회엔 선두타자 이해창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대형(뜬공)-황재균(삼진)-박경수(삼진)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특히 2사 1루에서 황재균과 박경수를 연속 3구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실점은 4회했다. 1사 후 로하스와 유한준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1,2루 위기에서 윤석민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유도해 한숨을 넘겼다. 하지만 2사 1,2루에서 오태곤에게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들어온 타자 노림수에 걸렸다. 그러나 2사 2,3루에서 이해창을 5구째 루킹 삼진으로 처리해 불을 껐다. 위기 때마다 노련하게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최대한 빠른 볼카운트에서 승부를 끝 내 투구수를 관리했다. 김한수 감독은 2-1로 앞선 5회부터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려 불펜을 가동했다.
이날 헤일리는 직구(48구) 이외에 컷패스트볼(15구) 커브(7구) 포크볼(6구) 등을 다양하게 구사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7km까지 찍혔고 결정구로 주로 사용한 컷패스트볼이 홈플레이트에서 예리하게 꺾였다. 초구와 최종구로는 포크볼을 섞지 않았고 직구와 컷패스트볼 사이에 타자의 배트를 유인하는 변화구로 활용했다. 이미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져 개막전 준비에 큰 문제가 없음을 보였다. 김한수 감독의 외국인 투수 걱정을 덜 수 있는 '결과'였다.
그는 경기 후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다 잘 던져서 (팀이) 승리할 수 있었던 거 같다. 홈경기 첫 등판이었는데 아름다운 구장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올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며 "오늘 커브 비율이 높았는데 강민호의 리드를 전적으로 따랐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스프링캠프 동안 포크볼을 연마했는데 아직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정규시즌 때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