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와 정준영 등이 속한 단체방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성매매 알선과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넘어 경찰 비리 정황까지 포착됐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3일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버닝썬 특수수사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버닝썬 파문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지능범죄수사대, 사이버수사대, 마약수사대 등 특수팀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수팀 책임자는 조용식 서울청 차장이 맡는다. 민 경찰청장은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유착비리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감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장이 이같은 대응 방침을 밝힌 배경엔 승리와 정준영 등이 속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이 뒤를 봐준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옆에 업소가 우리 업소 내부 사진을 찍고 했다. 그래서 경찰총장이 이런 부분에 대해 봐준다는 내용이었다"면서 "구체적인 범죄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총장을 언급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수사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카톡방의 날짜인 2016년 7월 당시 경찰청장은 강신명 전 청장이다. 경찰청장이 아닌 '경찰총장'으로 오타를 낸 것에 대해선 추가 수사가 필요하지만 고위직이 유착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강신명 전 청장은 13일 입장문을 통해 "승리라는 가수에 대해서는 전혀 일면식도 없고 알지 못하며, 이 건에 대해서는 전혀 관련이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경찰 유착 내용은 FT아일랜드 최종훈의 이야기에서도 나온다. 승리, 정준영과 같은 카톡방 멤버인 최종훈은 3년 전 음주운전을 내고 경찰에 "대중(언론)에 모르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종훈은 다른 음주운전으로 자숙하고 퇴출당한 연예인들과 달리 무탈하게 3년 간 활동을 해왔다.
정준영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도 조사한다. 경찰은 "마약이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아도 개연성이 있어 확인을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은 조사내용을 공개했다. 2015년 말부터 10개월간 성관계 동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수차례 공유한 혐의(성폭력처벌특별법 위반)와 함께 조사할 예정이다. 피해 여성은 10여명에 이르지만 현재까지 나선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4일 정준영과 승리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