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한 시즌 판도를 예상한다. 선수와 감독으로 야구를 수십 년간 해 왔지만 'X강X중X약'을 꼽는 것은 정말 어렵다. 변수가 많아 일단 뚜껑을 열어 봐야 대략 알 수 있다. 다만 올 시즌 프로야구는혼전의 리그가 되지 않을까 점쳐 본다.
10개 구단은 현재 시범 경기로 한창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연습 경기와 평가전을 치렀지만시범 경기와는 엄연히 다르다.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며 테스트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개막이 가까워지면서 컨디션 조절을 비롯해 시범 경기 운영에좀 더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으레캠프나 시범 경기에선 특정 선수의 개인 성적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로 '굉장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야수는 타율이나 홈런·타점, 투수는평균자책점과 스피드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곤 한다. 모두 연습 경기에 불과하다.
가장중요한 점은 정규 시즌에서 활약이 아니겠는가? 선수는 연습 경기 성적에 쾌감을 느끼고희망을 안고 나서는 측면도 있겠지만, 감독은 이와 다르게 생각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지켜볼 것이다.
올해 가장 재미있는 사항은 지난해 하위권에 처진 NC와 kt의 전력 보강이다.
NC 양의지. NC제공
NC는 4년 총액 115억원에 '최고 포수' 양의지를 영입했다. 당장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해보다 전력 보강이 이뤄졌다. kt는 지난해 황재균의 FA(프리에이전트) 영입에 이어, 올 시즌에는 3선발 후보로 손꼽히는 이대은이 합류했다.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와 삼성·LG도 상위권 팀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큰 돈을 들여 이대호·민병헌·손승락 등과 계약하며 선수를 보강했다. 그런 만큼투자 효과를봐야 한다.올해는 좀 더 낫지않을까 싶다. 최근 강민호·우규민 등을 영입한 삼성 역시 이학주가 가세했고, 지난해 김현수를 영입한 LG는 가장 큰 구멍이었던 3루수 문제를 김민성 영입으로 해소하지 않았나 싶다. 세 팀 모두 지난해보다 틀림없이 전력이 향상됐다고 본다.
반면 한화와 KIA는 힘겨운 시즌이 예상된다. 한화는 지난해 예상을 깨고 매우 선전했지만, 올 시즌에는 롯데·삼성·LG 등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가장 쫓기는 팀이 되지 않을까싶다. 2년 전에 최형우를 데려온 KIA는 그여세를 몰아 2017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이범호나 김주찬이 3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특히아주 중요한 순간에 결정타를 많이 친 이범호가 부상당해, 언제 복귀할지 모른다는 것이 약점이다.
양의지가 빠진 두산은 최근 몇 년간최강팀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압도적 승 수로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양의지가 빠져 투수 리드와 타격에 너무 큰 공백이 발생했다.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해졌다고 본다. 양의지가 빠진 가운데서도 여전히 강팀으로 꼽히지만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SK와 포스트시즌에서 명승부를 펼친 키움은 마운드가 좋다. 지난해 양 팀의 플레이오프 결과는 공 1개와김강민의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고 본다.
SK의 공격력은 지난해만큼 못할 것으로 보이나 시즌 막판에 발견한 정영일·김태훈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 또기본적으로 국내 선발투수 중 믿고 내보낼 수 있는 투수가 김광현·박종훈 두 명이나 있다. 나머지팀은 1명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로선 'X강X중X약'을 꼽기가 어렵다. 외국인 선수와 신예 활약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있다. 구단별로 외국인 선수가 많이 바뀌었고, 기대받는신인이 어떤 활약을 보여 줄지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 시즌을 전망하자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상위팀과 하위팀의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 같다. 지난해처럼 1위와 10위 팀이 초반부터 승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위팀의 전력 보강으로 중위권 싸움이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