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승리와 정준영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토대로 내사를 벌여왔다. 이날 오전 정준영이 먼저 출석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에 대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포토라인에 선 정준영은 굳은 얼굴로 죄송하다고 인사했다. "죄송합니다. 성실히 조사 받겠습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쏟아지는 다른 질문들에는 답하지 않고 경찰서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준영은 승리 등이 속한 여러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유포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지난 12일 tvN '현지에서 먹힐까3' 미국 촬영 중단하고 입국했다. 입국 당시 취재진을 피해 서둘러 입장해 공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주인공은 이날 처음으로 자신의 입으로 짧게나마 입장을 밝혔다.
정준영은 2015~2016년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여러 카톡방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공유했다. 경찰은 공유 영상들 대부분이 상대방 동의없이 찍힌 것으로 보여 유포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같은 내용들은 정준영이 2016년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를 통해 복원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원본 자료 입수에 힘썼다.
논란이 일자 정준영은 "12일 귀국하여 다시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이미 늦었지만 이 사과문을 통해 저에게 관심을 주시고 재차 기회를 주셨던 모든 분들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라며 모든 죄를 인정했다. 또 "이 사건이 드러나면서 흉측한 진실을 맞이하게 되신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분들과 실망감과 경악을 금치 못한 사태에 분노를 느끼실 모든 분들께 무릎꿇어 사죄드린다"면서 "자숙이 아닌 공인으로서의 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범행에 해당하는 저의 비윤리적이고 위법한 행위들을 평생 반성하겠다"고 은퇴를 시사했다.
한편 승리도 이날 오후 경찰에 출석한다. 지난 달 피내사자 신분으로 출석해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번엔 피의자 신분으로 성매매 알선 등에 대한 추가조사를 받는다. "경찰이 우리 뒤를 봐주고 있다"는 뉘앙스의 대화를 공유한 채팅방에 속한 유리홀딩스 대표도 출석한다. 승리와 동업관계이자, 박한별 남편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대화방에 속한 FT아일랜드 최종훈은 승리 사건의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3년 전 음주운전 사실을 경찰을 통해 "대중(언론)이 모르게 해달라"고 부탁한 정황이 발견되면서 또 다른 논란을 사고 있다. 최종훈은 소속사를 통해 음주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경찰에 부탁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돼 있다는 유착비리 의혹에 대해 경찰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히 수사·감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닝썬 파문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지능범죄수사대, 사이버수사대, 마약수사대 등 특수팀을 투입해 버닝썬 수사팀을 꾸렸다. 특수팀 책임자는 조용식 서울청 차장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