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남자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경기. 현대캐피탈 파다르(왼쪽)가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파다르(23)의 출전 관리와 허수봉(21)의 투입 타이밍. 남은 1승을 위해 현대캐피탈이 신중해야 할 지점이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두 경기 모두 풀세트까지 치렀지만 상대보다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좋았다. 한 번만 더 이기면 우승이다. 지난 시즌(2017~2018년)에는 정규 시즌에서 우승하고도 챔프전에서 밀려 대한항공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설욕 기회도 맞이했다.
현대캐피탈의 남은 시리즈 키 플레이어는 외인 선수 파다르다. 그는 현재 허리 통증을 안고 있다.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근육 경련이 왔다. 지난 24일 열린 챔프전 2차전을 앞두고도 출전이 불투명했다. 최태웅 감독은 "부상당한 허리 통증은 여전하다. 회복 정도도 60%에 불과하다. 정규 시즌 때 보여 준 모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파다르는 선발 출장했다. 그리고 1·2세트에만 19득점을 했다. 정상 컨디션일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1세트 중반에 기세를 내준 상황에서 반격을 견인했다. 16-20, 4점을 뒤진 상황에서 백어택과 오픈 공격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추격에 불씨를 지폈고, 18-21에서는 곽승석의 퀵오픈, 이어진 수비에서는 대한항공의 강점인 속공을 블로킹했다. 2세트도 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1·2세트를 모두 가져갔다. 흐름이 좋지 않았던 3세트는 주전 선수의 체력 관리가 가능했다. 풀세트를 치렀지만 먼저 기선을 잡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공격을 주도한 파다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부침도 있었다. 파다르는 2세트 후반부터 스파이크 타점이 낮아졌다. 정확한 세트에도 블로커 벽을 뚫지 못하는 공격이 늘었다. 상대 견제도 심화됐다. 3세트 이후 출전 시간이 크게 줄었고, 득점도 2점에 그쳤다.
통증을 안고도 코트에 선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파다르가 투입됐을 때 위력을 확인했기 때문에 기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 결국 출전 관리가 필요하다. 2차전처럼 경기 초반에 공격 선봉대로 기용할지, 세트마다 출전 시간을 배분할지 노선을 정해야 한다.
파다르의 빈자리를 메우는 3년 차 신예 허수봉의 투입 타이밍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그는 파다르가 결장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0득점을 하며 깜짝 스타로 떠오른 선수다. 챔프전 2차전에서도 3·4세트에 교체 출장하며 어깨를 예열한 뒤, 5세트 승부처에서 제 실력을 발휘했다. 4점을 지원하며 승리 주역이 됐다.
2차전은 먼저 두 세트를 이긴 상황이었기에 파다르의 휴식과 허수봉의 경기 감각 향상을 유도하는 여유가 있었다. 만약 박빙 승부가 이어진다면 두 선수의 스위치 타이밍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외인 선수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고, 젊은 선수는 경험이 많지 않다. 최 감독의 용병술이 남은 시리즈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