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프런트를 향한 불신의 시선은 과거 사례가 만들어 낸 것이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 스포츠단의 존속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행보가 필요하다.
NC 프런트 직원 A씨가 불법 사설 토토를 했다. A씨는 도박에 약 400만~500만원을 썼다고 한다. 경기 주최 단체의 임직원은 합법 스포츠토토조차 할 수 없다. 구단은 27일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직원을 창원지방검찰청에 형사 고발했다. 징계 해고 처분도 내렸다.
NC는 신축 구장에서 열린 세 번의 홈경기에만 4만7000여 명을 동원했다. 오프시즌에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포수 양의지를 영입한 덕분에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NC팬조차 프런트의 엇박자에 분개하고 탄식했다. 소위 게임 유저 사이에 사용되는 용어인 '팀킬'이다.
일간스포츠는 은폐 의혹을 재차 묻고자 한다. 본지 문의에 급하게 당사자와 면담했다. 당사자의 자백이 바로 나왔다. 구단의 긴밀하고 발 빠른 대처인지 아니면 이를 사전에 이미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
NC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사전에 몰랐다'는 게 공식 입장인가"라고 묻자 황순현 대표이사는 "공식 입장이 아니라 팩트"라고 답했다. 실무자들은 "오늘에야 알았다"고 했다. '꼬리 자르기' 의혹을 경계했다. 팀장과 단장이 차례로 나서 A씨를 추궁했다고 한다. 일련의 상황을 전부 액션으로 몰아갈 순 없다.
NC는 어떤 구단인가. 소속 선수가 승부 조작 건으로 선수 인생을 마감한 바 있다. 이를 지켜보고도 프런트가 불법 토토에 손을 댔다. 대담한 행위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고, 확인 당일 상사의 추궁에 곧바로 구체적 액수와 내용이 나왔다. 합리적 의심이 계속되는 까닭이다. 확인 결과 A씨의 비정상적 행보는 이미 구단 임직원 사이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물론 내부 감지가 구체적인 행위를 적발하는 수준까지 이르진 못했을 수도 있다. NC는 야구단이다. 수사기관이 아니다. 그러나 은폐 시도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관리 이슈에서 분명히 문제를 드러냈다. NC는 2016년에 발생한 승부 조작 내홍 이후 내부 부정행위를 감시하는 윤리감사관을 설치했다. 교육 차원이 아니라 관리와 감시를 하겠다는 취지였다. 구단 고위 관계자와 외부 인사가 직책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번 프런트 도박 사태는 제도 시행 이후 이후 벌어진 일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은 발표에 불과했다는 방증이다. 효과는 없었고, 상황은 더 악화됐다.
A씨는 이미 금전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 NC의 자체 조사 발표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법인카드로 지인에게 부탁받은 티켓을 구매했다. 6월 회계 정산에서 소명이 불투명한 내역이 나왔다. 관계자는 "당시 A씨의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부당하게 사용한 금액은 월급에서 공제하는 조치를 했다"고 했다.
A씨가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것도 본지에 제보된 의혹이다. 구단은 당시 상식적인 인사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리감사관이 설치된 야구단에서 이런 문제가 1년간 방치된 셈이다.
과거가 현재를 만든다. NC는 1군 진입 두 번째 시즌에 가을잔치에 나갔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좋은 결과가 이어졌고, 신생팀 성장의 모범 사례로 평가됐다. 외인 선수 스카우트 시스템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거듭 이어지는 내부 문제로 오명을 썼다. 최근 수년 동안 리그 품격을 저해하는 문제를 자주 일으켰다.
2016년 6월에는 소속 투수였던 이태양이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은폐 의혹도 있었다. 같은 혐의로 최근까지 재판받은 이성민에 대해 구단이 그 사실을 알고도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해 신생팀 kt의 특별 지명을 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불법 스포츠도박을 동료에게 제안한 김병승을 KBO에 보고하지 않고 그냥 방출한 전력도 있다.
2016시즌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외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음주 운전으로 적발된 사실을 숨겼다. 2017년에는 현 소속 투수 강윤구와 김한별(현 키움) 트레이드에서 뒷돈을 지급하는 이면 계약도 했다. 2014년에는 신인 선수 강민국이 음주 운전으로 행정 처분된 사실을 KBO에 알리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kt와 트레이드 과정에서 드러났다.
'사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도덕 불감증이 만연했다. 엄연히 원칙이 있는데 내부 문제라며 자체 판단만으로 조치한 사례도 있다. 클린베이스볼 실현은 고사하고 준법 정신조차 지키지 않았다.
현재가 미래를 만든다. 당면한 사안을 처리하는 방식을 시작으로 향후 사소한 행보까지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조롱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다. 다른 팀보다 더 잘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고위층부터 구단 운영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