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클래식 3라운드.
보기 없이 버디 10개를 잡아 내며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이자 코스 레코드를 세운 허미정(30·대방건설)의 얼굴은 오랜만에 환하게 빛났다.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 낸 허미정은 후반 9홀에서 버디 7개를 쓸어 담는 퍼펙트 게임을 했다. 11번홀부터 17번홀까지 7개 홀 연속 버디가 나왔다. 허미정은 “3홀 연속 버디를 잡은 뒤 연속 버디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모든 홀에서 3m 안팎의 버디 퍼트가 남았고 잘 떨어뜨렸다”며 “후반 경기는 내가 생각해도 놀라웠다. 18번홀에서도 기회가 있었는데, 한 개만 더 잡자는 긴장감이 들면서 놓쳤다. 그래도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10언더파 62타는 허미정의 18홀 개인 최소타 기록이다. 허미정은 2016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10언더파를 친 적이 있으나 당시 코스가 파73으로 세팅돼 63타를 적어 냈다.
LPGA 투어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허미정은 지난해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결혼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얻었지만, 기술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19개 대회에 출전해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컷 탈락은 7번이나 됐다. 허미정은 “롱 게임이 특히 안됐고,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아웃에서 인으로 들어오는 스윙 플레인에 문제가 있어 일관성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스윙코치인 아버지와 함께 스윙 교정에 공을 들인 것이 어느 정도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을 통해 2019 시즌을 시작한 허미정은 첫 대회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68-66-69-69)를 적어 낸 끝에 13위를 했다. 허미정은 “지금은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 일관성이 생겨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허미정의 마지막 우승은 2014년 9월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이다.
중간 합계 11언더파로 선두 박인비(31·KB금융그룹)에 3타 차 공동 4위에 오른 허미정은 5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선다. 허미정은 “지금 현재를 즐기고 싶다. 최대한 즐기면서 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음 주에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이 열리는데 올해 같은 컨디션이라면 두드려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