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 ANA 인스퍼레이션이 5일(한국시간) 개막한다.
대회가 열리는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 미션힐스컨트리클럽(파72)은 올해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코스 전장은 지난해 6763야드에서 올해 6834야드로 71야드 더 길어졌다. 좁은 페어웨이 양쪽에 위치한 악명 높은 러프는 올해 더 길어졌고, 클럽이 쉽게 빠지지 않을 만큼 질기게 조성됐다. 유리알같이 단단하고 빠른 그린은 예년만큼 올해도 선수들에게 어려움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18번홀 그린 옆에 조성된 챔피언 연못인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대회를 하루 앞둔 4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골프 여제’ 박인비(31·KB금융그룹)는 “코스 컨디션은 그동안 플레이했던 어느 때보다 더 어려워졌다”며 “티샷을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하며, 그다음은 퍼트”라고 했다. 박인비는 2013년 이 대회의 전신으로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비거리가 긴 편이 아닌 박인비가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정확한 티샷과 퍼트 능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전장이 길어져 장타자에게 다소 유리하지만, 티샷의 정확도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1타를 잃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세계 랭킹 1위 박성현(26·솔레어리조트)은 연습 라운드를 한 뒤 “티샷의 정확도가 무척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비 역시 “몇 개 홀의 티잉 그라운드를 뒤로 빼서 코스가 더 길어졌다. 러프도 긴 데다 질기기 때문에 티샷을 페어웨이에 많이 보내는 게 중요하다. 최근 5년과 비교하면 좀 더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대회에서 파닐라 린드버그(스웨덴)와 8개 홀의 연장 승부를 펼치는 1박 2일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지난해도 퍼트가 아쉬웠다. 넣을 수 있었던 퍼트였는데 놓쳤다”며 “마지막 연장에서 린드버그가 긴 버디 퍼트를 성공했는데, 올해 만약 그런 상황이 다시 온다면 기회를 좀 더 살릴 수 있도록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LPGA 투어 통산 19승을 올린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20승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 1일 끝난 기아 클래식에서 공동 2위를 한 그는 “매주 새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대회에 임한다”면서 “그동안 결과가 어떻게 됐든 신경 쓰지 않는다. 새로운 대회에선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