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지인들에게 억대의 돈을 빌린 뒤 해외로 잠적한 마이크로닷(25·본명 신재호)의 부모가 피해자를 만나는 접견 자리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마이크로닷의 모친인 김모(60)씨는 이날 오전 피해자 A씨와 만난 자리에서 "도망간 것이 아니라 자식을 위해서 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차라리 소라도 두고 갔으면 여기 사람들이 해결할 수 있었을 것 아니냐"고 하자 "재산을 다 두고 갔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또 접견 과정에서 A씨의 언성이 높아지자 김씨는 5분도 채 되지 않아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A씨는 "김씨가 잘못을 인정하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며 "차라리 만나지 않는게 나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또다른 피해자인 B씨는 마이크로닷의 부친인 신모(61)씨에게 접견을 신청했으나 신씨는 "일이 마무리된 다음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며 접견을 거부했다.
한편 충북 제천경찰서는 이날 사기 등 혐의로 신씨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이 이미 20여년 간 잠적한 전력이 있는 데다 뉴질랜드 시민권자여서 도주 우려가 크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구속 여부는 11일 청주지법 제천지원에서 열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통해 결정된다.
신씨 부부는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했다. 공항에서 체포된 이들은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쯤 충북 제천경찰서로 압송됐다. 취재진이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신씨 부부는 "죄송하다"면서도 IMF를 언급해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았다.
20년 전 제천의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돈을 빌린 뒤 1998년 5월 도망치듯 뉴질랜드로 떠났던 신씨 부부는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21년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