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첫 방송된 tvN 수목극 '그녀의 사생활'에는 박민영(성덕미)의 덕후 생활을 집중 조명했다. 밖에선 완벽한 미술관 큐레이터이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정제원(차시안)의 유명한 홈마(홈마스터, 연예인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 등에 올리는 사람)라는 설정이다.
방송 후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실제에 가깝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민영이 사진을 찍어서 SNS 중 하나인 트위터에 올리고, 리트윗이 얼마나 됐는지 확인하는 등 덕후들이 소통하는 방법을 잘 묘사했다. 또 '머글'(덕후가 아닌 일반인)이나 '성지순례'(좋아하는 연예인이 다녀간 곳에 가는 행동) 등 덕후들의 용어를 소개해 흥미를 유발했다.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god의 하늘색 풍선과 동방신기 팬클럽 공식 물품 중 하나인 후드집업 등의 소품으로 추억을 소환했다. 특히 후드집업은 의상팀이 자문을 받아 만든 것으로 디테일을 살리며 덕후들의 인정을 받았다. 작가와 연출의 사전 조사에 박민영의 섬세한 연기가 더해지며 몰입도를 높였다.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의 사진을 보며 혀짧은 소리를 내거나, 등신대를 부순 안보현(남은기)에게 불같이 화내는 장면 등은 다소 과장된 행동이지만 덕후들은 100% 공감했다. 또 '덕질메이트' 박진주(이선주)와 음악방송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나, 사진을 보정하는 장면에서의 연기도 실제 덕질을 하는 사람처럼 리얼했다. 한 아이돌 팬은 "덕후들이 혼자 있을 때 하는 행동과 똑같아서 소름 돋았다"고 했다. 또 다른 팬은 "공항에서 사진을 찍을 때 두 눈을 감지 않고 셔터를 누르는 것도 디테일을 잘 살렸다"고 전했다. 리얼한 연기의 비결은 뭘까. 박민영은 '그녀의 사생활' 대본을 받은 지난해부터 덕후들을 연구했다. "대본을 받은 뒤 이 작품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어떤 행사를 가더라도 홈마만 봤다. 아이돌 출근길도 슬쩍 보고, '프리뷰'(홈마들이 올리는 미리보기 사진)도 많이 보면서 염탐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장감을 더 느껴보기 위해 골든디스크 MC도 했다. 시상식에 등장하는 아이돌을 보는 게 아니라 아이돌을 찍고 있는 덕후를 많이 관찰했다"고 밝혔다.
또 아이돌 덕후인 친언니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박민영은 "대본을 보면서 언니에게 많이 물어봤다. 열심히 공부하다가도 정해진 시간만 되면 아이돌을 위해 투표나 스트리밍을 하는 언니를 통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 덕질도 열심히 하는 성덕미 캐릭터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녀의 사생활'이 덕후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매일 숙제하듯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찍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