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심으로 발전한 세계태권도연맹(WT)과 북한 주도로 성장한 국제태권도연맹(ITF) 태권도 시범단이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25주년 기념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올림픽 박물관에서 합동 공연을 펼쳤다. 이날 행사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 내외를 비롯해 프란체스코 리치 비 하계올림픽종목연합(ASOIF) 회장, 네나드 랄로비치 IOC 집행위원 겸 국제레슬링연맹 회장 등 국제 스포츠계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번 합동 유럽 공연은 지난해 10월 WT 시범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조정원 총재가 리용선 ITF 총재에게 제안하면서 이뤄졌고, IOC위원장의 적극적의 후원 속에 행사 일정이 조율됐다. 비엔나와 로잔 공연에 이어 12일에는 제네바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UN 제네바 본부에서 WT-ITF 대망의 유럽합동공연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
먼저 공연을 시작한 ITF 시범단은 절도 있는 동작을 앞세운 기술 격파와 위력격파 위주로 약 30분간 시범을 보였다. 이어 등장한 WT 시범단은 경쾌하면서도 웅장한 음악에 맞춰 화려한 발동작과 예술적 요소를 가미한 공연을 펼쳤다. 마지막에는 WT와 ITF 시범단이 함께 무대에 함께 올라 약 10분에 걸쳐 조화로운 공연을 선보이며 마무리했다. 시종일관 숨일 죽인 채 공연을 지켜본 100여 명의 관객은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조정원 WT 총재는 "25년 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태권도는 변화되기 보다는 스스로 변화하는 길을 택했고, 올림픽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힘써 왔다. 세계태권도연맹은 굿 거버넌스, 양성평등과 선수중심 정책을 중심으로, 스포츠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용선 ITF 총재는 "오늘의 합동 시범은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태권도의 심오한 철학을 바탕으로 국제태권도연맹은 인류사회에의 공헌에 힘쓰고 올림픽 가치에 합당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