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종합건설 정한식 대표(가장 왼쪽)과 우성건설 선수단. 사진=우성종합건설 제공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는 유독 ‘우성종합건설’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쓴 선수들의 맹활약이 눈에 띄었다.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민철(31)을 비롯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 우승자인 엄재웅(29)이 그들이다.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DGB금융그룹 대구경북오픈에서 준우승한 이동하(37)와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 플레이 준우승자 현정엽(36)도 우성종합건설 모자를 쓰고 뛰었다.
최민철과 엄재웅 등의 공통점은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메인 스폰서 없이 활동하다가 스폰서를 만난 뒤 생애 첫 승의 꿈을 이뤘다는 것이다. 최민철은 프로 데뷔 이후 8년 만에, 엄재웅은 프로 데뷔 이후 10년 만에 우승했다. 최민철은 “스폰서가 생긴 뒤 모든 게 술술 풀렸다. 관심 있게 봐 주고 후원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동기부여가 됐고 힘이 났다”고 말했다.
우성종합건설 정한식 대표와 선수단의 모습. 사진=우성종합건설 제공
우성종합건설 골프단은 지난해 1월 이동하·최민철·엄재웅·현정엽 등 남자 골프선수 4명을 주축으로 창단됐다. 여자 골프의 인기가 높은 반면 남자 골프는 상대적으로 침체된 ‘여고남저(女高男低)’ 분위기 속에 남자 선수가 주축인 프로 구단이 생긴 것 자체가 화제(?)가 될 만했다. 정한식 우성종합건설 대표이사는 “사업을 30년 동안 하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그러다 4~5년 전부터 회사가 안정되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유소년 유망주 중에서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을 지원하다가 한 프로암 대회에서 현정엽 프로를 만나 남자 프로들의 사연을 듣고 후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스폰서 대표와 선수와 관계는 가깝다면 가깝지만, 어렵다면 한없이 어려울 수 있는 관계다. 그러나 정 대표와 선수들은 아버지와 아들처럼 지낸다. 정 대표는 “회사가 부산에 있고 선수들은 수도권에서 활동하다 보니 얼굴을 자주 볼 순 없지만, 휴대전화로 대화를 나눈다”며 “남자 대회가 연간 17개 정도 규모로 많지 않다 보니 선수들이 한 대회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경향이 있더라. 그때마다 ‘다음 대회에 잘하면 된다’고 토닥거려 준다. 개인적으로 아들이 없기 때문인지 아들 같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우성종합건설 선수단. 사진=우성종합건설 제공
정 대표는 골프단을 창단한 뒤 남자 골프의 ‘열혈 서포터즈’가 됐다. 주위 사람들은 물론이고 지인의 지인에 이르기까지 남자 골프를 소개하면서 대회장으로 발길을 유도하는 역할을 자처한다. 정 대표는 “일단 한번 대회장에 와 보면 그 재미를 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남자 골프의 다이내믹한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 모두가 남자 골프팬이 됐다. 선수들이 열심히 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갤러리가 늘어나고 문화가 정착되면 남자 대회도 숫자나 상금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창단 첫해 KPGA 코리안투어에서 2승과 준우승 2회를 기록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낸 정 대표는 목표에 대해 묻자 “욕심 같아선 남자 선수 모두를 소속으로 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 시즌 2명의 남자 선수를 추가해 6명을 후원하게 된 정 대표는 “아직도 스폰서가 없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 남자 대회가 20개 정도로 늘어나는 날까지 남자 골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더 열심히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