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원이 '반려견 사고'를 잊게 할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줄 거라 기대라도 한 것일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국민 여러분!'이 예견된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KBS 2TV 월화극 '국민 여러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4회에서 8.4%까지 상승했던 시청률은 13회에서 4.3%로 최저점을 찍었다.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이미 지난주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 밀려났다. 화제성도 저조하다. 22일 TV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드라마 화제성 순위에서 '국민 여러분!'은 9위에 올라있다. 지난주보다 1계단 떨어졌다. 닐슨 코리아와 CJ ENM이 공동 발표 하는 CPI(콘텐츠 영향력지수) 순위에서는 33위까지 내려가야 보인다.
'국민 여러분!'은 2017년 9월 반려견 사고를 일으킨 최시원의 복귀작이다. 최시원은 제작발표회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대중들은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다. 여전히 최시원의 존재 자체를 불편해하는 시청자가 많다. '국민 여러분!'은 코믹 장르로 유쾌한 웃음을 전해야한다. 하지만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최시원을 보면 웃을 수 없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탈출구는 본업에서 빛나는 것뿐이다. 하지만 최시원은 기존 이미지를 깨기는 커녕 전작에서 해왔던 연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정현 PD는 최시원을 캐스팅한 이유로 "배우의 기본적인 이미지를 깨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사기꾼이 결국은 다양한 직업을 소화해야 하지 않나. 눈치가 빨라서 제 의도를 바로 안다. 그런 면에서 캐스팅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최시원의 연기는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했다.
사기꾼에서 국민 영웅으로, 국회의원 후보로 삼단 변신하는 입체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입체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유영·김민정·김의성·양동근 등 개성 있는 배우들과 붙으면 더욱더 최시원의 평면적인 연기가 두드러진다. 눈썹을 찡그리는 '미국식 리액션' 표정이나 목소리를 깔고 진지한 말을 이어가는 모습이 반복된다. 게다가 사기꾼 역할을 표현하는 데도 최시원의 개성이 보이기보단 많은 작품에서 보아온 사기꾼 캐릭터의 특징을 모아놓은 듯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상된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최시원의 반려견 사고는 2년 전 사건이지만 관련 법안이 발의될 정도로 사회적 영향력이 컸다. 이런 여론을 읽지 못한 제작진의 판단 실수라는 것. 이 관계자는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이 좋은 노래나 연기를 보여주면서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대중의 눈이 더 높아졌다. 연예인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흐름에 반하는 캐스팅이었다. 최시원이 이런 여론을 반전 시킬 만큼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뼈아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