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막하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생애 5번째 칸 방문이다. '괴물'로 2006년 감독 주간, '도쿄!'로 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로 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에 진출했던 그는 2017년 '옥자'로 처음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기생충'은 그의 5번째 칸 진출작이자, 3번째 칸 경쟁 부문 진출작이다.
올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초청된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을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옥자'로 2017년 칸의 최고 이슈를 차지했던 봉 감독의 신작인 터라 제작 단계에서부터 칸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모두의 예상대로 칸에서 최초 상영될 예정이다.
봉 감독은 배우들과 함께 오는 19일 프랑스로 출국해 21일 오후 9시 30분 레드카펫을 밟는다. 오후 10시 세계 최초로 영화를 공개하며, 22일 오전 10시 30분 포토콜과 10시 45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열기를 이어간다.
그 어느 때보다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 상황.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 전세계의 거장들이 모두 칸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개막작은 미국 독립영화계 거장,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The Dead Don't Die)'다. 짐 자무쉬 감독은 1984년 '천국보다 낯선'으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고, 1993년 '커피와 담배'로 단편영화상을, 2005년 '브로큰 플라워'로 심사위원대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2016년에는 '패터슨'을 경쟁 부문에, '김미 데인저'를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진출시키며 한 해 두 작품을 칸에서 선보였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은 '소리 위 미스드 유(Sorry We Missed You)'를 들고 칸에 온다. 그는 황금종려상만 2번, 칸 영화제 수상 이력만 7번인 거장 감독이다.
두 차례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바 있는 다르덴 형제 감독도 신작 '영 아메드(Young Ahmed)'를 선보인다. 칸의 총애를 받는 젊은 천재, 자비에 돌란은 '마티아스 앤 막심(Matthias & Maxime)을, 추가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전세계의 기대를 받고 있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를 내놓는다.
거장들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 봉 감독. 황금종려상 혹은 9년 만에 한국영화가 본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수상 가능성은 크게 없다. 대학생 시절 영화를 찍을 때부터 봐오던 어마어마한 감독님들 틈바구니에 끼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봉준호 감독은 "배우 분들의 수상 가능성은 높다"면서 "워낙 한국적인 뉘앙스와 디테일로 가득차 있어 100%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한 가족들의 모습은 전세계 보편이다. 전세계 어느 나리 관객들이 봐도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