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는 14일 대전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6-2로 앞선 6회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팀이 7-3으로 승리하면서 시즌 6번째 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리와 연을 맺었다. 동시에 지난해 7월 28일 잠실 두산전부터 이어진 8연패를 끊어냈다. 지난해 7월 20일 대구 삼성전 이후 약 10개월 만의 선발승이다.
김민우는 올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 경쟁에서 탈락했지만, 기존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3월 31일 NC전에 대체 선발로 투입됐다.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피칭을 하면서 빈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잇따라 5회를 넘기지 못하자 결국 지난달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2일 대전 두산전에서 18일 만에 1군에 복귀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지난 8일 인천 SK전에서 2⅓이닝 동안 홈런 포함 안타 11개를 맞고 12실점(7자책)으로 난타당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승리 없이 3패가 쌓였고, 평균자책점은 8.59로 치솟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그 후 첫 경기인 이날 키움전을 앞두고 "김민우는 체격조건을 비롯한 모든 게 좋은데, 잘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 조금씩 좋아지기를 바라지만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라며 "제구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으니 경기 운영 능력을 더 갖추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민우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1회 2사 1·2루서 제리 샌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제점을 내줬지만, 타선이 곧바로 역전에 성공하자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았다. 3회 1사 1·3루서 박병호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은 게 유일한 추가 실점. 4회와 5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6회 2사 후 샌즈에게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공 90개를 던지며 임무를 완수했다. 한 감독은 경기 후 "변화구 제구가 잘 되면서 타자와의 수싸움을 유리하게 풀어갔다. 이 승리를 계기로 자신감을 갖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는다"고 반겼다.
김민우는 이날 피칭에 대해 "감독님이나 코치님께서 그동안 많은 믿음을 주셨는데 잘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며 "오늘은 선발투수로서 내 몫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마운드에서 최대한 힘을 덜 들이고 제구에 신경 쓰면서 던졌는데 원하는 곳에 제구가 잘 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 "1회 포크볼이 많이 높게 들어가서 고전했는데, 송진우 투수코치님과 장민재 선배가 낮게 던지라고 조언해줬고 이후 제구가 잡혀 집중적으로 던졌다"고 털어 놓으면서 "아직까지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은 커브인데, (포크볼도) 적절한 시기에 잘 활용하겠다. 남은 경기에서도 성적을 떠나 선발투수로서 내 역할을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남겼다.